가수 고(故) 김광석씨의 부인 서해순씨가 남편과 딸을 숨지게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에 대해 경찰이 명예훼손에 해당된다고 판단하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기자는 “검찰 수사에서 적극적으로 소명하겠다”면서도 “경찰의 수사 결과가 실망스럽다”는 유감을 표명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3일 “이상호씨와 영화 ‘김광석’을 제작한 영화사의 대표 등 3명이 서씨의 명예를 훼손한 점이 인정돼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서울중앙지검에 넘다”고 밝혔다.

김광석 타살 의혹은 지난해 8월 이 기자가 제작‧감독한 영화 ‘김광석’이 개봉하면서 불거졌다. 영화에서 이 기자는 서씨가 김광석씨를 살해한 핵심 혐의자라고 지목했다. 2007년 숨진 딸 김서연(당시 16세)양에 대해서도 숨지도록 방치했거나 살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광석씨의 형 김광복씨는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9월 ‘서씨가 딸 김서연 양의 죽음에 관여한 의혹이 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서씨를 고발했다.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2월 서씨가 딸을 숨지도록 방치한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또 김광석씨의 사망 원인도 자살로 확인됐다. 서씨가 남편과 딸을 숨지게 하고 음반 저작권을 시댁으로부터 빼앗았다는 이 기자의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서씨는 지난해 11월 이 기자와 김광복씨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8개월의 수사 끝에 경찰은 “이 기자가 단순한 의혹 제기를 넘어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자료 없이 단정적 표현을 쓴 것은 명예훼손으로 볼 수 있다”며 이 기자와 영화사 관계자 2명에게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이는 1996년 김광석씨가 숨졌을 당시 부검을 맡았던 의사, 출동한 119구급대원 등 모두 46명을 조사한 결과다.

경찰은 “김광석씨와 김서연양 사망 당시의 수사 기록과 부검 기록도 등을 검토한 결과 김씨가 살해당했다고 볼 만한 객관적‧합리적 근거가 없었다”며 “영화에 등장한 법의학자 등의 진술도 취지와 다르게 왜곡 편집된 정황도 발견됐다”고 했다. 다만 김광복씨는 서씨를 흠집 내려는 의도가 없다고 보고 ‘혐의 없음’ 결론을 내렸다.


이 같은 수사 결과가 발표되자 이 기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이 20년 전 초동수사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반성하기보다 언론이 제기한 문제의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검찰에 사법처리를 요청한 것은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내놨다.

“최근 ‘영화상영금지 등 가처분 신청’ 항고심이 재차 기각되었기에 경찰 수사결과도 낙관적으로 기대했었다”고 한 이 기자는 “항고심 재판부는 영화가 제기한 의혹은 알권리에 해당되는 것들이었기에 명예훼손과 모욕에 대한 침해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결정을 내려줬었다”고 덧붙였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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