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나윤경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원장이 미투운동에 나서는 여성들을 ‘꽃뱀’으로 폄훼하는 시선에 대해 “피해자를 비난하는 것은 낮은 수준의 정의감”이라며 가부장적 체제의 기득권이 사용하는 언어라고 비판했다.

나 원장은 2002년부터 연세대학교에 재직하며 젠더연구소와 성평등센터 소장을 역임했다. 신문과 방송 등 매체를 가리지 않고 양성평등 현안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그는 미투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3월에도 ‘가해자 지지하는 펜스룰’이라는 칼럼을 한 신문에 기고했다.

나 원장은 3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1987년 민주항쟁 이후 여성들이 제도권에 진입할 수 있게 되는 등 제도적인 성평등은 이뤄졌지만 일상적인 수준에서의 양성평등은 부족하다”며 “미투운동은 일상적 양성평등에 대한 요구”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투운동 때문에 남성들이 역차별 당한다는 일각의 주장을 두고 “과거 인종차별 반대운동도 기득권은 백인을 역차별하지 말라는 소리로 맞섰다”며 단호하게 부정했다.

미투운동을 벌이는 여성들을 ‘꽃뱀’으로 몰아가는 세태에 대해서는 “미투운동이 어떤 움직임인지 읽어내지 않고 피해자를 비난하는 것은 낮은 수준의 정의감”이라며 “피해자를 꽃뱀이라고 하는 것은 가부장적 체제에서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의 언어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나 원장은 안희정 전 지사와 관련된 미투운동 당시 언론의 보도행태를 두고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진보매체는 진실을 캐려고 노력했으나 시청자는 (피해자들의) 외모를 평가하고 표정을 해석하는 등 ‘품평’을 자행했다”며 “흉악한 범죄자도 얼굴을 모자이크하면서 초상권을 지켜주는 마당에 피해자의 표정을 두고 ‘평온했느니’ 등의 단어를 쓰며 보도할 수 있느냐”고 성토했다.

그는 과거에도 한 칼럼에서 “피해자를 향한 언론의 관심과 조명, 미투 기획설 등은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3차 가해 행위를 지속시키며 가해 남성들의 권력을 더욱 막강하게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재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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