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여성 경찰관과 여성 소방관 체력 검정 기준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일선에서 책임지는 직업인 만큼 직무 수행에 지장이 없을 정도의 체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주장과 지금도 여성의 합격 비율이 낮은데 체력 검정 기준을 강화하거나 현행대로 유지한다면 문턱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여성 경찰관과 여성 소방관의 직무 능력을 의심하는 의견은 남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 대부분 여성 경시생들이 체력 검정받는 모습을 찍은 사진과 함께 근무 태도를 지적하는 내용이었다. 간간히 이어져 오는 여성 경찰관 비하 게시물은 한 사건을 계기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바로 이성은 경찰청 성평등정책담당관이 지난달 29일 한 매체와 가진 인터뷰가 발단이 됐다.

이 담당관은 인터뷰에서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체력이 약한 여성 경찰관을 늘리게 되면 치안이 불안해 질 것 이라는 지적에 대해 “체력검정평가 결과는 성별보다 연령별 차리가 훨씬 크다. 이런 논리라면 상대적으로 체력이 약한 50대 남성 경찰관들은 모두 그만둬야 한다. 현 평가종목인 100m 달리기, 팔굽혀펴기 등이 경찰 업무에 정말 필요한 역량인지 살펴봐야 한다. 실제로 힘쓰는 일이 필요한 직무는 일부에 불과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인터뷰 이후 이 담당관 해임을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이 이어졌다. 한 청원인은 “경찰이라는 조직은 국민을 최대한 안전하게 보호할 의무가 있다”며 “남녀 모두가 동등한 수준의 체력을 갖추고 있을 때 차별없이 채용하는 진정한 성평등”이라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또 이 담당관이 여경확대 정책으로 내놓은 2019년도 경찰대학 간부후보생 성별 구분모집 폐지와 2022년까지 여경을 전체 15% 수준으로 늘린다는 계획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정말로 경찰이 되고 싶은 여성이라면 남성들에게 요구되는 만큼의 체력 수준을 갖추고 경찰이 되는 것이 당연할 것”이라며 “기회가 평등해야 하는 것이지, 결과가 평등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9일 이 담당관의 인터뷰 내용이 보도된 이후 올라온 이 청원에는 4일 오후 5시 현재 6만명이 넘는 시민들의 동참했다.

여경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한 청원인도 유사한 주장을 했다. 그는 “이 담당관의 인터뷰를 보고 남자 경찰 준비생들에게 민망한 감정이 들었다”며 “단순히 여성을 많이 뽑기 위해 경찰이 지녀야할 기본적인 능력을 부정하거나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그 직업에는 그 직업에 더 본질적인 특수한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한다”며 “범인을 못잡는 경찰은 수업 못하는 교사, 요리 못하는 요리사와 마찬가지다”라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또 “이 담당관의 발언에 여성인 저 역시도 편치 않은 감정이 든다”며 “오히려 남녀간 반목을 가중시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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