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찰이 체셔 주 체스터백작병원에서 신생아 사망률이 급증한 이유를 수사하겠다고 발표한 지난해 5월 체스터백작병원 안내판이 비에 젖어있다. 수사를 시작한지 13개월만인 지난 3일(현지시간) 이 병원 간호사 루시 렛비가 체포됐다. AP뉴시스

영국에서 간호사가 신생아 8명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가디언 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병원은 신생아 사망이 급격히 늘자 자체 조사에 들어갔지만 피의자를 밝히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경찰은 체셔 주 체스터백작병원에서 신생아 8명을 살해하고 6명을 추가로 살해하려 한 혐의로 이 병원 간호사 루시 렛비(28)를 체포했다고 이날 밝혔다. 당초 경찰은 피의자의 나이와 체포 장소는 물론 직업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찰이 병원 인근에 있는 렛비의 집을 통제한 뒤 수색하는 모습이 노출되면서 신원이 드러났다. 경찰은 허포드셔 주에 있는 렛비 부모의 집도 수색했다.

경찰은 체스터백작병원의 2015년 신생아 사망률이 영국 내 비슷한 규모 병원들의 평균치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 조사에 착수했다. 이 병원에서는 2015년 3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신생아 17명이 사망하고 15명이 혼수상태에 빠졌다.

신생아 사망이 급격히 늘자 병원도 2016년 자체적으로 보고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사망한 신생아 시신을 부검하고도 독이나 혈당 수치를 측정할 수 있는 체계적 조사는 하지 않았다. 텔레그래프는 “독성학 테스트는 일상적인 것은 아니지만 사인을 규명할 수 없을 때 자주 사용된다”면서 “병원은 이런 테스트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병원은 2016년 말 렛비를 행정부서로 옮기기도 했다. 영국국민건강서비스(NHS) 소식통은 텔레그래프에 “병원은 그녀를 다른 간호 부서가 아니라 행정부서로 옮겼다”면서 “그녀를 의심했으면서 직무는 중단시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조사를 책임진 폴 휴즈 경위는 “모든 가족에게 매우 어려운 시간이지만 용감한 가족들이 그들의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아내려한다는 사실을 마음 깊이 새기고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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