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가운데)과 홍명보 전무(오른쪽),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 위원장이 5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신태용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에 대해 “신 감독의 전술 실패와 계속된 실험에 대한 비판은 어느 정도 공감한다”면서도 “실험과 도전정신이 너무 폄하되는 듯하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5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대한축구협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6강 진출 실패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사과의 뜻을 전한 후 이같이 말했다.

그는 먼저 신 감독이 선수기용의 폭을 넓힌 점을 높게 평가했다. 정 회장은 “신 감독이 월드컵 최종예선 2경기를 맡으면서 김민재 같은 대형 수비수를 발굴했다”며 “국내외 어느 감독도 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현우, 문선민, 이승우, 주세종, 윤영선 등 대표팀에서 자주 뽑히지 않았던 선수도 과감히 기용해 대표팀 운영 폭을 넓힌 점은 평가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정 회장은 “보셨다시피 대표팀은 세계 수준에 비해 기술적으로 많이 부족했다”며 “기술 문제는 유소년 축구 문제로 귀결된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성적에 얽매일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도 함께 거론했다. 이와 함께 감독 및 선수들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도 당부했다. 정 회장은 “한국은 선수와 감독에 대한 조롱이 너무 심하다”며 “애정 어린 비판과 따뜻하게 격려하는 응원 문화가 함께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이번 월드컵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한 것과 관련해서는 “국내외에서 대형 정치적 이슈가 계속되면서 월드컵 흥행이 상당히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명보 협회 전무는 유소년기부터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홍 전무는 “13세에서 19세까지가 축구선수로 매우 중요한 시기지만 해당 기간 3년은 경기 없이 지내게 된다”며 “주변 국가 모두 연령별 대회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13~19세 사이 놀고 있는 게 현실이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월드컵 기간 지상파 TV 해설을 맡은 2002년 한·일월드컵 주역들에 대한 아쉬움도 나타냈다. 홍 전무는 “3사 해설위원하고 저처럼 1990년대 초반부터 월드컵에 나간 사람은 월드컵에 대한 생각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저는 2002년 대회는 앞선 대회 선배들의 힘이 모여서 성공했다고 보는데 해설위원 3분은 처음 나간 월드컵에서 성공하다 보니 생각이 다른 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 “3분이 감독을 경험하고 해설을 했다면 더 깊이 있는 해설이 나왔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자리를 함께한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은 “월드컵 기간 중 어떤 철학을 정립해야 할지 계속 작업했다. 그 철학을 성취해줄 수 있는 지도자를 꼭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강력한 대표팀을 셋업해줄 수 있도록 유명한 감독이 아니라 우리 철학과 맞는 유능한 감독을 선임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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