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반도의 평화와 북남관계 개선에 도움은커녕 장애만을 덧쌓는 잠꼬대 같은 궤변들이 열거돼있다”(북한 노동신문)

대북 인식이 안이하고 심각성을 모르지 않느냐는 우려를 하게 됐다”(주호영 의원)

국제사회에서는 이미 한반도 전쟁 가능성이 광범위하게 회자된다는데, 문재인 정부 수뇌부는 아직도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남 일 대하듯 하는 무책임하고 위험한 안보관을 갖고 있다”(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이 독일 베를린에서 대북 정책 구상(베를린구상)을 밝힌 이후 북한과 야당의 반응이다. 북핵 위기의 고도화와 개성공단 중단 이후 오랜 남북관계 단절상황 등을 고려할 때 실현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여론이 컸다.

문 대통령은 당시 연설에서 한반도의 냉전구조 해체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5대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또 이를 실천할 돌파구로 남북대화 재개와 이산가족 상봉 등 ‘4대 실천 과제’를 북한에 제안했다. 동시에 이산가족 상봉 및 성묘,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참가, 군사분계선에서의 적대행위 중단, 남북대화 재개 등도 언급했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북한은 지난해 9월 3일 국제사회의 경고와 우려에도 제6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로켓맨’이라고 조롱했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늙다리 미치광이’라고 맞대응하는 등 북·미 간 말폭탄을 주고받으며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북한은 11월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을 발사하면서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긴장 상황에서도 북한을 향해 지속적으로 평화의 손길을 내밀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평창 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어 11월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서도 한반도 무력충돌 불가와 한반도 비핵화 등 5가지 원칙을 강조했다.

남북 관계는 지난 1월 1일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시사하면서부터 빠르게 변화했다. 신년사 이틀 뒤인 1월 3일 개성공단 폐쇄 이후 26개월 만에 판문점 연락 채널이 복원됐다. 1월 9일에는 남북고위급회담이 열렸다. 2월 9일에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김 위원장 특사로 방남해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하는 데에 이르렀다. 3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북특사단은 김 위원장을 만나 4월 말 남북 정상회담 개최 등에 합의했다. 이후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이 이어졌다. 베를린 구상이 잠꼬대라는 비판을 넘어 현실화 수순을 밟은 것이다.

청와대는 6일 문 대통령의 베를린구상 발표 1주년을 맞아 “판문점선언을 차질 없이 이행해 베를린 구상의 내용 구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통일정책비서관실 명의의 베를린구상 1주년 평가자료를 내고 “문 대통령은 베를린 구상을 통해 군사적 긴장이 가장 높았던 시기에 대담한 상상력으로 한반도 평화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제재와 대화는 함께 가야 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평화적 해결 기조는 유지되어야 한다는 흔들림 없는 입장을 견지했다”며 “그 결과 국제사회의 일치된 지지 속에 본격적인 평화 국면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과제도 남아있다. 우선 북·미 비핵화 후속 협상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 체결 여부도 관심이다. 남북 합의의 법제화와 대북 재제해제에 따른 남북 경제협력도 관건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경제협력은 현 상황에서 추진 가능한 사안에 대해서는 남북 간 협의를 통해 진행할 것”이라며 “대북제재와 관련한 사업은 우선 공동조사·연구 등 여건 조성을 위한 협력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향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 및 DMZ(비무장지대) 평화지대화, 서해 평화수역 조성, 2018 아시안게임 단일팀 구성·공동입장 등의 판문점선언 내용을 차질없이 이행할 방침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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