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산관리인으로 알려진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청계재단 배임·횡령'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병모(61) 청계재단 사무국장이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법원이 자동차부품업체 ‘다스’의 주요 현황을 이 국장이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인정해 다스 실소유주 문제를 다투고 있는 이 전 대통령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국장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다고 6일 밝혔다.

이 국장은 2009~2013년 다스의 자회사 홍은프레닝의 자금 10억8000만원, 2009년 금강의 법인자금 8억원을 허위 급여 명목으로 횡령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지난해 12월 홍은프레닝의 자금 40억원을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가 대주주로 있는 다온에 무담보·저리로 대출해 준 혐의(배임)도 받았다. 이외에 이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의혹과 관련된 입출금 장부를 파쇄한 혐의(증거인멸)도 있었다.

재판부는 이 국장의 혐의를 대부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김재정(이 전 대통령 처남) 사망 후 다스의 주요 현안을 이명박에게 보고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피고인이 홍은프레닝을 사실상 관리한 내밀한 속사정은 밝히지 않았지만 증거를 종합해볼 때 홍은프레닝 자금을 관리하고 사무를 처리했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홍은프레닝을 통해 다온에 대출해 준 혐의에 대해서도 “피고인이 이시형 등의 의사를 확인하고 그에 따라 사무처리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봤다.

다만 금강 횡령에 대해 공동정범 혐의로 기소된 부분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금강 자금 관리에 관여했다거나 불법자금 조성에 연관된 증거는 없다”며 방조범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관여한 횡령·배임 금액 액수가 적지 않고, 이 전 대통령의 사건과 관련해 온 국민의 관심을 받고 있던 장부를 인멸해 비난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부는 “다만 이 전 대통령과 김재정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지시를 받는 실무자에 불과했고 관여도가 높다고 보긴 어렵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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