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이 통과되면 납세자들의 부담은 얼마나 늘까. 1주택자나 시가 15억원 상당의 주택 보유자까지는 세담이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초고가주택을 보유하고 있거나 주택을 3채 이상 보유한 사람은 종부세 증세 체감도가 상당히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 목동에 시가 15억원짜리 아파트를 한 채 가진 A씨를 예로 들어보자. 먼저 종부세 과세표준을 구해야 한다. 종부세는 시가가 아닌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과세표준을 설정한다. 공시가격은 현재 시가의 65~70% 수준이다. 70%를 적용하면 A씨의 아파트 공시가격은 10억5000만원이다. 여기서 1주택자 공제액인 9억원을 빼면 1억5000만원이 남는다. 다시 공정시장가액비율 85%를 곱하면 나오는 1억2750만원이 A씨 아파트의 과세표준이다. 과세표준 6억원 이하이기 때문에 세율은 현행과 같은 0.5%가 적용된다. 계산하면 63만7500원이 나온다. 여기서 이중과세 방지를 위해 재산세 상당액을 계산해 빼주면 33만1500원이 된다. 정부안에 따라 A씨가 납부해야 할 종부세다. 편의를 위해 재산세상당액 외 다른 공제와 농특세는 계산에 넣지 않았다.

A씨의 사례에서는 정부안과 재정개혁특위안 사이에 종부세 차이가 없다. 권고안이나 정부안 모두 과세표준 6억원 이하에 대해서는 0.5%의 현재 세율을 그대로 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A씨가 올해보다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부분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5% 포인트 인상한 효과에 그친다.

7억5000만원짜리 아파트를 두 채 가진 경우와 5억짜리 아파트를 3채 가진 경우도 정부안과 권고안 사이에 차이는 없다. 다만 다주택자 공제액은 6억원으로 1주택자의 9억원에 비해 적기 때문에 공정시장가액비율 5% 포인트 인상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난다. 이들이 내야 할 종부세는 99만4500원이다. 15억짜리 1채 가진 사람보다 66만원3000원을 더 내야 한다.

초고가주택 보유자와 다주택자를 타깃으로 한 정부 개편안의 증세 효과는 주택가격이 올라갈수록 뚜렷하게 나타난다. 서울 강남에 30억원짜리 집 한 채를 가진 B씨는 종부세로 412만2000원을 내야 한다. A씨에 비해 집값은 배 수준인데, 내야 할 세금은 10배가 넘는다. 정부가 강조하는 종부세의 ‘누진성’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집값이 오르는 속도보다 내야 할 세금이 더 빠르게 오르는 셈이다. 또 정부가 6억~12억원 과표구간 세율을 권고안보다 0.05% 포인트 올리면서 권고안을 적용했을 때보다 내야 할 세금은 21만원이 더 늘었다.

10억원짜리 3채를 가진 C씨의 부담은 더 커진다. 주택가격도 높을 뿐만 아니라 3채 이상 다주택자에도 해당하기 때문이다. 3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해 0.3% 포인트 추가세율을 적용하면서 종부세는 796만5000원으로 대폭 오른다. 다주택자 중과세를 빼면 564만원이었던 데서 230만원 이상 증가한 셈이다. 뿐만 아니라 15억원짜리 아파트를 두 채 가진 D씨의 종부세(594만원)보다도 200만원 정도 세금을 더 내야 한다. 실수요가 아닌 투기 목적의 주택은 빨리 처분하라는 정부의 메시지가 여실히 드러난다.

주택가격이 50억원대까지 올라가면 종부세는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50억짜리 주택을 한 채 가진 E씨는 1491만6000원을 종부세로 내야한다. 20억원짜리 한 채, 15억짜리 두 채를 가진 고액자산가 F씨의 종부세는 2295만9000원이다.

하지만 이런 극단적인 케이스는 얼마 되지 않는다. 2016년 기준으로 주택을 소유한 1331만명 중 종부세 과세대상자는 27만4000명에 불과하다. 전체 주택소유자의 약 2% 수준이다. 여기에 이번 정부의 종부세 개편방안에 따라 세율인상 영향을 받는 대상자는 2만6000명에 그친다. 전체 주택소유자 기준으로 0.2%다. 종부세 과세대상자 수도 적을 뿐더러 과세대상자 대부분이 과세표준 6억원 이하 구간에 포진해 있어 세율인상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얘기다. 3주택 이상 중과세 영향을 받는 대상인원은 1만1000명으로 더 협소하다. 정부가 종부세 개편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그리 크게 보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세종=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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