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불편한 용기' 트위터 캡처

불법촬영 등 디지털 성범죄 근절과 촬영·유포·소비자의 처벌을 촉구하는 여성들의 세 번째 집회가 7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혜화역 근처에서 열린다.

지난달 15일 집회 주최 측인 ‘불편한 용기’는 서울 혜화경찰서에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라는 명칭의 옥외집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주최 측은 신고서에 약 3만 명이 참가할 예정이라 적었다.

혜화역 시위는 지난 5월 홍익대학교 미대 누드코르키 수업 중 몰카를 찍어 여성우월주의 사이트인 ‘워마드’에 올린 여성모델이 경찰에 신속히 검거되자 이를 ‘편파수사’라 규정하며 시작됐다.

◇ 혜화역 1·2차 시위 ‘성차별’ 관련 시위로는 역대 최대 규모

‘편파수사’ 주장에 공감하는 여성들이 점점 많아지자, 이들은 조직을 갖춰 ‘불편한 용기’라는 다음 카페를 개설하고 지난 5월 19일과 6월 9일 두 차례 시위를 주최했다. ‘불편한 용기’가 카페에 밝힌 공식적인 스탠스는 다음과 같다.

하나, 여성 위에 그 어떤 성역도 없다

여성 위에 어떤 이익단체나 정치도 없고, 우리는 어떠한 남성권력도 비판한다. 또한 정당, 이념, 사상에 휘둘리지 않고 ‘남성권력에 저항하는 여성’ 스탠스에 집중하기 위해 어떠한 외부 단체와도 연대하지 않는다.


둘, 빼앗긴 여성의 권력을 탈환한다

이번 사태의 책임자인 이철성 남경찰청장과 문무일 남검찰총장을 파면하고 여성경찰청장과 여성검찰총장 선출을 요구한다.

앞으로 뽑는 여남 경찰 비율을 90:10으로 요구한다.


셋, 동일수사 동일처벌을 요구한다

불법촬영 사진 및 영상이 만연한 남초 사이트의 불법촬영물 유포자, 다운로더 처벌을 요구한다. 불법촬영 카메라 판매자 및 구매자 처벌을 요구한다. 디지털 장의사 수사를 요구한다.

주최 측 추산에 따르면 앞선 두 차례 시위에는 각각 1만2000명과 4만5천명(경찰추산 1만5000명)이 참가했다. 역대 ‘성차별’ 관련 시위로는 최대 규모이다.

◇ 약 1주일 만에 정부 ‘특별 담화문’ 발표

1·2차 혜화역 시위 약 일주일 뒤 정부는 디지털 성범죄 관련 대책을 내놓았다.

정부는 지난달 1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육부·법무부·행정안전부·여성가족부·경찰청 5개 관계부처 합동으로 불법촬영 범죄 근절을 위한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육부·법무부·행정안전부·여성가족부·경찰청 등 관계기관 합동 브리핑에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는 이날 △불법촬영 카메라 탐지기 재원 50억 확보 및 공중화장실 등 일제점검 △불법촬영 다발 시간·장소 예방 및 단속 강화 △불법촬영물 공급자 수사 강화 △해외 수사기관과의 공조수사 등을 약속했다.

이에 ‘불편한 용기’ 측은 이번 범정부 대책 역시 실효성 있는 대책이 아님을 지적했다. 이들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 계류 중이라고 하지만 단 1건 조차도 아직 구체적 법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며 “법안 통과 및 실현에 대한 대응책을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자극적인 문구’ ‘성대결’ 조장한다는 비판도 있어

한편 일각에서는 혜화역 시위가 자극적인 문구와 극단적인 주장을 통해 남녀 ‘성대결’을 조장한다고 비판한다.

실제로 지난 시위에서 참가자들은 “유X무X” “무고추정” “남경들아 좀 웃어^^ 분위기 XX내지 말고” 등의 자극적인 문구를 사용했다. 또한 공식적으로 경찰에 사전신고를 한 ’공개시위‘임에도 불구하고 사진을 찍는 시민들에게 ‘역시 몰카충답다’라며 우르르 몰려와 욕설을 퍼붓고 폭력을 가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불편한용기'의 불법 촬영 편파 수사 규탄 시위 2차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성차별 수사 중단 촉구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이에 운영진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공식적으로 논의를 더 해봐야겠지만 모든 시위 참여자들의 표현을 단속할 수는 없다”며 “어떤 취지의 시위든 ‘공격적’이라는 시각은 있다. 사람들이 유독 여성들의 시위에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 문 대통령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큰일 날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일 ‘편파수사 논란’에 대해 “일반적인 처리를 보면 남성 가해자가 구속되고 엄벌이 가해지는 비율이 더 높았다”며 “편파수사라는 말이 맞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다만 불법촬영 및 유표 범죄에 대한 사회적인 처벌이 너무 가볍다고 지적하며 “우리 사회가 그런 범죄를 통해서 여성들이 입는 성적 수치심·모욕감 등에 대해 그 무게를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는 것”이라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큰일 날 것 같다. 문제 해결은 안 되면서 성별 간의 갈등과 혐오감만 커져 나가는 상황이 될 것 같다”며 “각별히 관심 가져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박태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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