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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와 갑(甲)을(乙)관계에 놓여있는 대학원생의 인권이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지속됐다. 미투 운동이 확산되며 성추행은 근절되는 분위기지만 폭언, 폭행 등은 멈추지 않고 있다.

교수의 지나친 폭언으로 고충을 겪고 있는 K대학교 대학원생 A씨를 만났다. 인터뷰는 여의도 한 카페에서 진행됐다. A씨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본인이 겪은 일들을 설명하며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A씨는 1시간 가량 진행된 인터뷰 내내 주먹을 꽉 쥔 채 말을 이어나갔다. 특허 지분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땐 억울함과 분통함에 눈물까지 고였다. A씨가 겪은 일들을 설명하자 이를 듣던 기자의 입에서 탄식까지 흘러나왔다.

A씨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Q: 대학원 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무엇인가요?

A : 아무래도 교수한테 듣는 욕설이 제일 힘들어요. 욕을 진짜 많이 해요. “쓰레기보다 못한 놈”, “쓰레기는 분리수거라도 되는데 넌 분리수거도 안 된다” 등 입에 담기도 힘든 욕설들을 매일 해요. “x발, 개xx, 병x아” 등은 욕설에 포함도 안 돼요. 이런 욕을 계속 듣다보니 자존감이 바닥 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데리러 오라고 하실 때도 있어요.

Q : 어디로 데리러 오라고 했나요?

A : 교수가 대전을 가야되는데 대전까지 자기를 데리고 갔다가 대구 들러서 자기 딸 데리고 서울가자고, 운전기사 역할을 하라는거죠. 이것 뿐이면 말을 안해요. “건전지 사와라”, “자기 집 와서 딸들 컴퓨터 좀 고쳐라”한 적도 있어요.

Q : 다른 교수님들도 그런가요?

A : 거의 비슷하죠. 대부분 교수들이 이래요. 대학원생들이 보스 하나 모시는 거랑 똑같죠. 왕이에요 그냥. 안 그런 교수님도 많지만, 주위를 보면 다 거기서 거기에요.

Q : 교수님한테 정말 아무 말도 하기가 힘든가요?

A : 박사 학위 따야하니까, 졸업 해야 하니까 아무 말 못하죠. 졸업할 때 교수 도장 없으면 졸업이 안 되니까요. 우리 교수들이 얘기하는 게 뭐냐면, 자기랑 안 좋게 나가면 “내가 재 발 못들이게 한다”이렇게 말해요. 얼마 전에 한 선배가 결국에 못 견디고 나간 적이 있어요. 그 선배 결국 유학 갔어요.

Q : 이 정도면 여학생들 같은 경우엔 성추행에 노출이 될 수 밖에 없겠네요?


A : 미투 터지면서 여학생들에겐 덜한 경향을 보이긴 해요 여학생들한텐 욕하고 그런 건 좀 덜 해요. 성추행으로 신고 들어올까봐 무섭긴 한가봐요. 근데 남학생들한텐 가차 없이 욕하죠.

Q : 교수가 잘해줄 땐 없어요?

자기 기분 좋을 땐 천사에요. 근데 성질 날 때는 노트북 때려 부순 다음 연구실 돈으로 노트북을 새로 사오라 한 적도 있어요. 근데 잘해주고 못해주고 떠나서 제가 한 일을 다 자기 공으로 돌리니까, 그게 제일 억울하죠. 얼마 전에 특허를 냈는데, 특허 지분 설정이 98대 2로 돼있어요. 98은 교수, 2가 제 몫이죠. 기술 이전해서 이게 팔리면요, 만약에 1억이 들어오면 교수가 9800만원 가져가는 거에요. 다 가져가는거죠. 근데 그 2퍼센트에서 세금도 떼고 줘요. 어떤 선배는 1퍼센트 받기도 했어요.

이처럼, 학내에서는 온갖 불법이 자행되지만 이를 폭로할 수 있는 대학원생은 극히 드물다. 석·박사 연구논문을 검수, 통과시키는 것도 모두 교수의 결정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심지어 전공분야에 진출해 활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역할도 교수에게 맡겨져 있는 경우가 있다.

서울대 인권센터가 발표한 <2016년 서울대학교 대학원생 인권실태 및 교육연구환경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재학 중인 대학원생 1222명 가운데 34.6%가 서울대 내 전반적인 인권상황에 대해 ‘매우 열악하다’ 또는 ‘열악하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한두 명이 ‘불행히’ 겪게 되는 일이 아니라는 의미다.

박지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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