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거래·법관사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 전직 행정처 관계자의 하드디스크 확보 절차에 6일 착수했다. 법원은 검찰의 하드디스크 ‘이미징(복사)’ 작업에 적극 개입해 파일 복사 및 이관 여부를 하나하나 꼼꼼히 따지고 있다. 검찰 작업은 주말 내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자용)는 이날 오후 3시쯤 대법원 청사 13층에 별도로 마련된 사무실에서 하드디스크 내 필요한 파일을 복사해 이관하는 방식으로 자료 확보를 시작했다. 법원도 참관인을 입회시켜 수사 연관성·필요성에 따라 파일을 선별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참관인 입회 및 선별은 법원의 요청 사안이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의 요청 사안대로 진행할 경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작업은 최소 이번 주말, 최대 다음 주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선별 작업을 거치지 않고 하드디스크를 통째로 복사해올 경우 작업 시간은 훨씬 줄어든다. 법원이 선별 작업에 신중을 기하고 있어 시간이 더 소요되는 것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9일 임종헌 전 행정처 차장 등 410개의 의혹 문건 파일 작성에 연루된 전직 행정처 관계자들의 하드디스크를 임의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대법원 특별조사단이 임 전 차장 등 4명의 하드디스크에서 발견한 문서 파일 410개만 지난달 26일 제출했다. 검찰은 그 직후 하드디스크 제출을 다시 요청했고 법원은 참관 및 선별을 조건으로 이를 승낙했다.

행정처 관계자들의 하드디스크는 국가 소유인만큼 그대로 제출 받더라도 법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게 검찰 입장이다. 하지만 검찰은 법원과의 관계를 고려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착수하지 않고 협의를 거쳐 하드디스크 확보에 나섰다. 향후 법원이 수사와 관련성이 없다는 이유로 검찰이 원하는 파일을 이관하지 않을 경우 검찰은 압수수색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행정처는 법관 인사파일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관용차량·업무추진비 사용내역 등 하드디스크 이외의 자료를 제출할지에 대해서도 고심 중이다.

한편 검찰은 오는 11일 오후 2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관계자들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조사할 예정이다. 이들을 상대로 410개 문건에 포함된 ‘민변 대응 문건’ 내용이 실제 이행됐는지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문건에는 양 전 대법원장의 숙원사업이던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한 민변을 상대로 행정처가 어떤 대응방안을 검토했는지가 담겨있다. 송상교 민변 사무총장과 김준우·최용근 사무차장이 민변을 대표해 검찰에 출석하기로 했다고 민변은 밝혔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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