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공판 출석을 위해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을 찾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 뉴시스

비서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53) 전 충남지사의 두 번째 재판이 16시간동안 이어졌다. 피해자 보호를 위해 재판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1차 공판 때와 마찬가지로 안 전 지사가 성폭행·추행 과정에서 위력을 행사했는지 여부에 대한 공방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 11부(부장판사 조병구)는 6일 오전 10시부터 303호 법정에서 피해자 김지은(33)씨에 대한 증인신문에 들어갔다. 재판부는 중간에 점심 식사와 저녁 식사를 위해 두 차례 휴정을 한 뒤 다음날 오전 1시45분쯤 증인신문을 끝마쳤다. 법원 관계자는 “피해자 김씨가 오늘 재판에서 증인신문을 모두 끝마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장시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재판부는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이날 재판 전 과정을 공개하지 않았다. 또 김씨가 증인신문 과정에서 피고인석에 앉은 안 전 지사의 모습을 볼 수 없게 차폐막을 설치하는 등 피해자 증인과 피고인을 철저히 분리했다. 피고인석과 피고인 변호인석은 판사 기준으로 좌측에, 증인석은 정면에 배치돼 있어 두 사람의 시선을 가릴 수 있는 도구가 없다면 김씨와 안 전 지사는 서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휴정 시간에도 증인과 피고인의 동선이 겹치지 않게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씨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김씨가 신뢰할 수 있는 관계자가 신문 내내 동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증인신문은 안 전 지사와 김씨 사이에 위력이 있었는지, 안 전 지사가 김씨를 성폭행·추행하기 위해 위력을 어떤 방식으로 행사했는지 여부 등을 파악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검찰은 지난 2일 열린 1차 공판에서 이번 사건을 전형적인 권력형 성범죄로 규정하며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된 피고인의 막강한 지위와 권력, 정치·사회적 영향력을 이용했다”고 공격했다. 이에 안 전 지사 측은 “위력의 존재와 행사가 없었고, 설령 위력이 있었다고 해도 성관계와 인과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안 전 지사는 김씨를 지속적으로 성폭행·추행해 지난 4월 불구속 기소됐다. 피감독자 간음(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특법)상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업무상 추행), 강제추행 등 세 가지 혐의다. 그는 지난해 7월~올해 2월 해외 출장을 수행한 김씨를 러시아·스위스·서울 등에서 네 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해 7~8월 다섯 차례에 걸쳐 기습적으로 강제추행하고, 같은해 11월에는 관용차 안에서 도지사로서의 지위를 내세워 강압적으로 김씨를 추행한 혐의 등이 있다.

안 전 지사에 대한 3차 공판은 오는 9일 오전 열릴 예정이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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