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월드컵 공인구 ‘텔스타18’과 우승 트로피. 뉴시스

‘왕좌의 게임’이 시작됐다. 앞으로 4년간 세계 축구를 호령할 단 하나의 나라가 네 경기 안에 결정된다. 2018 러시아월드컵 우승 레이스가 4강으로 압축됐다.

유럽만 생존했다. 4강 대진표는 프랑스와 벨기에, 잉글랜드와 크로아티아의 대결로 완성됐다. 프랑스와 벨기에는 오는 11일 오전 3시(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잉글랜드와 크로아티아는 오는 12일 같은 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대결한다. 승자는 결승전으로, 패자는 3·4위 결정전으로 넘어간다.

프랑스와 잉글랜드는 지금까지 한 차례씩 우승했다. 벨기에와 크로아티아는 우승 이력이 전무하다. 4강 진출국 중 어느 나라가 우승하든 21세기 들어 처음으로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브라질(5회) 독일·이탈리아(4회·이상 괄호 안은 우승 횟수)가 독식했던 월드컵 판세에 균열이 생겼다는 얘기다.

프랑스 공격수 앙트완 그리즈만. AP뉴시스

1. ‘가장 비싼’ 프랑스

프랑스는 러시아월드컵 개막 이전부터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지목됐다. 선수단의 몸값만 놓고 보면 세계 최강이다. 앙트완 그리즈만, 올리비에 지루, 폴 포그바, 킬리안 음바페 등 슈퍼스타로 무장한 프랑스 선수단의 이적료 총액은 10억8000만 유로.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1조4167억4400만원이다.

프랑스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8강까지 전적은 4승1무. 16강 진출을 확정하고 전력을 다하지 않았던 덴마크와 조별리그 C조 3차전(0대 0 무)을 제외하고 모두 승리했다. 토너먼트 라운드에서는 아르헨티나(16강)를 4대 3으로, 우루과이(8강)를 2대 0으로 연달아 격파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루이스 수아레즈(우루과이)는 프랑스가 4강까지 올라온 대진표 안에서 모두 쓴잔을 마시고 조국으로 돌아갔다. 프랑스는 개최국으로 출전해 우승했던 1998년 월드컵 이후 20년 만에 통산 두 번째 타이틀에 도전하고 있다.

환호하는 벨기에 동료 선수들 위로 올라탄 공격수 로멜로 루카쿠(가장 위). AP뉴시스

2. ‘황금세대’ 벨기에

벨기에는 4강 진출국 중 유일하게 단 한 번의 무승부도 없이 5전 전승을 기록했다. 조별리그 G조에서 잉글랜드 튀니지 파나마를 모두 격파한 뒤 16강에서 일본을 3대 2로, 8강에서 브라질을 2대 1로 제압했다. 얕잡아봤던 일본을 상대로 먼저 2골을 내주고 후반 중반부터 3골을 몰아쳐 역전한 16강전은 벨기에의 저력을 보여준 명승부였다.

벨기에는 로멜로 루카쿠, 에당 아자르, 마루앙 펠라이니, 아드낭 야누자이, 무사 뎀벨레, 빈센트 콤파니, 티보 쿠르투아처럼 유럽 빅클럽의 핵심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빛나는 ‘황금세대’가 선수단을 지탱하고 있다.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의 기회가 찾아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벨기에는 한국, 미국, 소련(현 러시아), 크로아티아, 터키, 불가리아, 칠레와 함께 단 한 차례 월드컵 4강 진출을 경험한 나라 중 하나다. 1986 멕시코월드컵에서 4위를 차지했다. 당시 3·4위전에서 벨기에에 패배를 안겼던 나라가 이번 대회 4강에서 만난 프랑스다. 벨기에의 입장에서 프랑스와 4강전은 결승 진출을 향한 마지막 관문이자 32년 만의 설욕전이다.

크로아티아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 AP뉴시스

3. 혁명의 크로아티아

크로아티아의 월드컵 조별리그 통과는 1998 프랑스월드컵 이후 20년 만의 일이다. 유고슬라비아에서 분리해 처음으로 대표팀을 꾸려 출전했던 당시 월드컵에서 3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현직 크로아티아축구협회장인 다보르 수케르는 그 시절 크로아티아의 ‘혁명’을 이끈 주인공이었다. 크로아티아는 20년 만에 다시 혁명을 준비하고 있다.

크로아티아에 20년 만에 나타난 ‘영웅’은 루카 모드리치다. 35세 베테랑이지만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의 미드필더로 활약하는 ‘중원 사령관’이다. 상대 수비진을 교란하며 방향과 시점을 예측할 수 없는 슛 타이밍이 특징이다. 아르헨티나를 3대 0으로 격파해 메시를 울렸던 조별리그 D조 2차전 중거리 슛 추가골은 모드리치의 진가가 드러난 장면이었다.

모드리치가 부진할 땐 이탈리아 유벤투스 공격수 마리오 만주키치가 공격을 이끈다. 모드리치가 페널티킥을 실축했던 덴마크와 16강전(1대 1 무·승부차기 3대 2 승)에서 크로아티아를 구했던 주인공은 만주키치였다. 만주키치는 전반 1분도 지나지 않아 덴마크에 허용했던 실점을 3분 만의 동점골로 만회했다.

잉글랜드 공격수 해리 케인. AP뉴시스

4. 축구종가 잉글랜드

잉글랜드는 반세기 넘게 구겨진 축구종주국의 자존심을 회복할 기회를 맞았다. 축구의 규칙과 방법을 수립했고 세계 최고 수준의 리그를 보유했지만 정작 월드컵에서는 종주국의 명성에 어울리는 성적을 내지 못했다. 개최국으로 출전한 1966년 월드컵에서 단 한 차례 정상을 밟았을 뿐이다. 1990 이탈리아월드컵을 마지막으로 4강 진출조차 이루지 못했다.

“축구가 집으로 돌아오고 있다(Football is coming home).” 잉글랜드의 이번 대회 구호에는 자존심을 되찾고 싶은 종주국의 강한 열망이 담겼다.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에서 통산 세 번째 4강 진출을 달성했다. 이제 두 개의 관문만 넘으면 아르헨티나·우루과이와 함께 통산 2회 우승국으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손흥민과 함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공격을 책임지는 해리 케인은 잉글랜드를 4강까지 견인한 동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대회 8강까지 6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호날두·메시·수아레즈·네이마르와 같은 득점왕 경쟁자는 이미 조국의 탈락으로 중도 낙마했다. 케인의 득점왕 가능성은 유력하게 관측되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F조 3차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2대 0으로 잡은 뒤 부둥켜안고 있다. 그 앞에 독일 수비수 니클라스 쥘레(왼쪽)가 좌절하고 있다. AP뉴시스

5. 토너먼트 8강전까지 순위

5위 우루과이 4승1패 7득점 3실점
6위 브라질 3승1무1패 8득점 3실점
7위 스웨덴 3승2패 6득점 4실점
8위 러시아 2승2무1패 11득점 7실점 (이상 8강 탈락)
9위 콜롬비아 2승1무1패 6득점 3실점
10위 스페인 1승3무 7득점 6실점
11위 덴마크 1승3무 3득점 2실점
12위 멕시코 2승2패 3득점 6실점
13위 포르투갈 1승2무1패 6득점 6실점
14위 스위스 1승2무1패 5득점 5실점
15위 일본 1승1무2패 6득점 7실점
16위 아르헨티나 1승1무2패 6득점 9실점 (이상 16강 탈락)
17위 세네갈 1승1무1패 4득점 4실점
18위 이란 1승1무1패 2득점 2실점
19위 한국 1승2패 3득점 3실점
20위 페루 1승2패 2득점 2실점
21위 나이지리아 1승2패 2득점 3실점
공동 22위 독일 1승2패 2득점 4실점
공동 22위 세르비아 1승2패 2득점 4실점
24위 튀니지 1승2패 5득점 8실점
25위 폴란드 1승2패 2득점 5실점
26위 사우디아라비아 1승2패 2득점 7실점
27위 모로코 1무2패 2득점 4실점
공동 28위 호주 1무2패 2득점 5실점
공동 28위 아이슬란드 1무2패 2득점 5실점
공동 28위 코스타리카 1무2패 2득점 5실점
31위 이집트 3패 2득점 6실점
32위 파나마 3패 2득점 11실점 (이상 조별리그 탈락)

국민일보 더피플피디아: 2018 러시아월드컵 토너먼트 16강·8강전

더피플피디아는 국민(The People)과 백과사전(Encyclopedia)을 합성한 말입니다. 문헌과 언론 보도, 또는 관련자의 말과 경험을 통해 확인한 내용을 백과사전처럼 자료로 축적하는 비정기 연재입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