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찰을 이렇게 바로 차야 예쁘잖아...”

딸 또래 여고생의 생활지도에 나선 50대 교장의 손길은 서슴없이 가슴 부위를 어루만졌다.

비뚤어진 명찰을 바로잡아주겠다는 핑계였다. 하지만 교장 선생님의 ‘검은 욕망’을 눈치 챈 어린 제자들은 금세 몸서리치고 밤잠까지 설쳐야 했다.

교장뿐 아니었다. 같은 학교 교사 일부도 유독 제자들의 명찰과 가슴에 관심이 많았다가 제자들의 설문조사에서 들통이 났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9일 여학생들을 추행한 혐의(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위반)로 모 고등학교 A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이 학교 교사 4명을 같은 혐의 또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A교장은 제자들의 생활지도 과정에서 수십여 차례에 걸쳐 여학생들을 강제로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교장이 다수의 여학생에게 “명찰을 제대로 착용해야 된다”며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하는 등 추행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5월31일 직위해제된 A교장은 경찰에서 “순수한 의도였을뿐 성추행한 적은 없다”며 자신의 혐의를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학교 교사 4명도 부적절한 신체적 접촉을 하거나 희롱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광주시교육청은 지난 5월 특정학교에서 성추행이 잦다는 민원을 접수하고 해당 학교의 전체 학생들을 상대로 무기명 설문조사를 벌였다. 이 결과 상당수 학생들은 교장과 일부 교사들이 “명찰을 바로잡아 준다”는 명목으로 가슴을 함부로 만지는 등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장기간에 걸쳐 다수의 학생들에게 성추행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증거인멸과 재범을 막기 위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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