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하는거야. 왜 이런 곳에서.”

일본 히로시마의 회사원 츠노모리 야스하루(54)씨는 진흙더미 앞에서 눈물을 터뜨리고 있었다. 지난달 14일 결혼식을 치르고도 아직 전하지 못한 결혼반지가 그의 손에 들려 있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10일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100명이 넘는 인명피해를 기록한 일본 서부지역 피해자들의 사연을 전했다.

야스히루씨는 일 때문에 주중에는 시마네현에 머물고 주말이면 아내와 두 아들, 장모가 있는 히로시마를 찾는다. 야스히루씨 부부는 한달이 채 되지 않은 지난달 14일 결혼했다. 서로 재혼이었다.

결혼반지는 7일 선물하기로 약속했다. 조심스레 포장한 반지를 들고 아내를 만나기 위해 차를 몰고 가던 지난 6일 저녁, 아내 나나씨에게서 라인(메신저) 메시지가 왔다.

“조심해서 와.”

이 것이 마지막 말이 됐다. 아내는 “집 앞의 물길이 넘친다”는 말도 이미 전했지만, 설마 집안까지 재앙이 덮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7일 아침 집이 있는 쿠마 마을에 도착하니 집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토사가 덮여 있었다. 야스히루씨는 대피하라고 촉구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13살과 2살의 두 아들과 71세 장모도 연락이 두절된 상태. 아직 아버지를 “아저씨”라고 부르던 장남 미노리군은 축구소년이었다.

8일 오후 나나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나나 씨의 얼굴은 항상 그렇듯 예뻤다. 토사 밑에서 호빵맨 인형도 발견됐다. 2살 아기에게 선물한 인형이었다. 앨범도 찾았다.

츠노모리씨는 목소리를 간신히 짜내 말했다.

“내 사진은 거의 없지만 두 아들 사진은 간직하고 싶어요.”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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