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호적 파달라는 비례 3인방’…바른미래vs평화, 날선 신경전 이어가

“소신 펼치려면 의원직 내놓고 해야”vs“정치 상황 바뀌면 비례대표도 당 선택 자유 줘야”



바른미래당 창당에 반대하며 이적(移籍)을 요구해온 비례대표 3인방 박주현·이상돈·장정숙 의원을 두고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이 날선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두 정당 모두 정기 국회를 앞두고 ‘캐스팅 보터’ 지위를 굳히기 위해 세 확장이 절실한 상황이다. 양당의 의석차는 10석으로 비례대표 3석의 존재감은 결코 적지 않다.

이들 3인방은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지만,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통합에 반대하며 지난 1월 바른미래당 출범 이후에도 줄곧 평화당 활동을 해왔다. 이들이 바른미래당 지도부에 거듭 출당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평화당은 9일 이들에게 당원권을 주기로 결정했다.

바른미래당 핵심 관계자는 10일 “인위적인 출당은 절대로 없다”고 못을 박았다. 그는 “정당법은 누구든 2개 이상의 정당의 당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평화당은 다른 법도 아닌 정당법을 정면으로 부정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은 전날 논평을 내고 “정당법에 따르면 이중 당적의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처벌 규정까지 존재한다”며 평화당을 강하게 압박했다.

공직선거법은 비례대표 의원이 당적을 옮기기 위해 탈당하면 자동적으로 의원직을 잃도록 규정한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비례대표 의원들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당적을 옮기지 말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평화당과 3인방은 이러한 현행법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평화당은 9일 논평을 내고 “국회의원의 소신을 짓밟고 정치난민으로 만드는 일”이라고 혹평했다. 장정숙 의원은 1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당 대 당 통합과정에서 당 정체성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는 소속 비례대표 의원들에게도 당을 선택할 정치적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헌법소원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돈 의원도 “큰 맥락에서 바른미래당 출당을 요구하는 기존의 입장에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다만 “평화당이 나와 아무런 상의 없이 정당권을 부여했고, 정당법을 어기면서 방법론적으로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스로를 희화화한 꼴이다. 바른미래당 측 심기만 건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3인방은 지난달 비례대표 의원의 정당 선택권을 인정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그러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 있어 3인방 사이에 미묘한 온도차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 의견도 엇갈린다. 양승함 연세대 명예교수는 “지역구 의원은 지역대표 자격으로 당선됐으니 당을 바꾼다 해도 대표성이 남아 있다고 볼 수 있지만, 비례대표는 철저히 당을 기준으로 당선됐기 때문에 당이 바뀌면 의원직을 내놓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과거 김종인·박세일 전 의원, 조배숙 평화당 의원 등이 자신의 소신과 당의 입장이 맞지 않았을 때 의원직을 사직한 전례도 있다.

반면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비례대표 의원들이 소속된 당이 통합 등으로 당 정체성이 바뀔 경우 이전의 당과 같다고 볼 수 있겠느냐”며 비례대표 의원들의 당적 이동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 원장은 “바른미래당의 경우 통합 과정에서 당 지도부가 내부 반발에도 과도하게 무리해서 통합을 밀어붙인 측면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형민 심우삼 기자 gilels@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