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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용의자 투신에 피해자 힐난하는 한국사회… “피해자에게 책임 전가해서는 안 돼”


유튜버를 상대로 사전 합의 없이 노출 촬영 강요 등의 혐의를 받던 스튜디오 실장이 투신하자 이를 폭로했던 양예원씨에 대한 2차 가해가 빗발치고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9일 게재된 관련 기사 댓글란에는 “양예원에 살인죄 적용하라”“이상한 애 하나가 멀쩡한 사람 잡았다”등 양씨에 대한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같은날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유포 당사자도 아니고 돈주고 합의해서 사진찍은 스튜디오 실장인데 얼마나 괴롭혔으면 자살했을까”라면서 “거짓 미투로 무고한 사람이 죽은 것”이라고 단정하는 글도 올라왔다. 양예원씨가 폭로한 스튜디오 촬영 사건은 현재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피해자의 외모와 유출된 사진을 가지고 조롱하는 댓글도 적지 않았다. 10일 오전 11시 기준 350여개 댓글이 달린 해당 게시글은 약 1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성범죄 피해자들을 향한 2차 가해는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 3월 대학에서 제자들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던 배우 조민기가 사망했을 때도 일부 네티즌들은 “가해자가 마녀사냥으로 조민기를 죽였다”“참고 살지 왜 나서서 한 사람을 죽이느냐”며 피해자를 힐난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관계자는 “피해자에게도 책임 소재가 있다고 전가하는 것은 문제”라며 “이번 사건에서 피해자는 강압에 의해 계약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데다 유포에는 동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나를 허락한 것을 두고 모두 허락했다고 보는 논리는 위험하다”면서 “실제 성폭력 범죄에서도 같은 논리를 적용할 셈이냐”고 2차 가해자들을 질타했다.

그는 “현행법 상 악플과 비난, 매도 등은 명예훼손이나 모욕죄 등으로 밖에 처벌할 수 없다”며 “그간 한국 사회가 사이버 성폭력을 사소한 문제로 치부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처벌 근거가 없다”고 한탄했다.

아울러 “직접적인 성범죄 가해자에 대한 처벌 수위도 피해자들이 겪는 고통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성범죄 처벌 강도를 높여야만 2차 가해자를 제대로 처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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