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바른미래당 노원병 당협위원장이 10일 “노무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트라우마가 있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고 성재기씨의 투신행위를 연계하는 것은 가혹한 정치적 의사표현”이라고 밝혔다. 지난 주말 혜화역 시위에서 나온 ‘문재인 재기해’라는 구호가 논란이 된 것과 관련해 신지예 녹색당 서울시당위원장이 당시 참가자들을 옹호하자 이를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성재기씨한테 맨날 욕을 퍼먹었던 사람이지만 그래도 사고로 세상을 떠난 분을 은어화하는 것은 정말 황당하다”며 이 같이 적었다. 그는 이어 “수만의 군중 속 무절제한 일부가 돌출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는 건 인지상정이지만 그것을 옹호하거나 부추기기보다 절제시키는 것이 리더의 역할일 것”이라고 신 위원장을 겨냥해 뼈 있는 충고를 했다.

6·13 지방선거 당시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던 신 위원장은 9일 KBS방송 ‘사사건건’에서 일부 시위대의 구호가 과격했다는 지적에 대해 “여성들이 왜 저렇게밖에 할 수 없는지, 왜 공포, 분노를 느끼는지 잘 들여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가장 주된 것은 성범죄와 성폭력을 없애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여성들이 당해온 거에 비해 그렇게 큰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저런 퍼포먼스, 과격함이 과연 문제가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고 주장했다.

‘재기해’라는 표현은 고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가 2013년 마포대교에서 투신한 것을 두고 일부 남성혐오 사이트에서 쓰는 말로 ‘자살하라’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때문에 시위에 등장한 ‘문재인 재기해’라는 구호는 문 대통령과 자살을 연관짓는 극단적 구호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주최 측은 “사전적 의미에서 ‘문제를 제기하다’는 의미로 쓴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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