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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탄핵정국, 기무사 ‘계엄령 선포’ 검토…폭로부터 수사까지 신속 진행

문재인 대통령 “독립수사단 구성해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 지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1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특별수사단 설치 대통령 지시 관련 발표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인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과 관련해 “독립수사단을 구성해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 특별 지시를 내린 것은 처음이다. 기무사의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에 대해 청와대가 엄중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군이 연관된 사건에서 ‘독립수사단’이 구성되는 것 또한 창군 이래 처음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문 대통령이 기무사의 계엄령 문건 작성과 관련해 독립수사단을 구성해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을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기무사가 세월호 유가족을 사찰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함께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
10일 오후 과천 기무사 사령부 모습. 뉴시스

‘기무사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 사태는 지난 5일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기무사가 유사시 각종 시위를 진압하기 위한 위수령 발령과 계엄 선포를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관련 문건을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기무사가 촛불집회 초기 단계부터 ‘계엄 선포시 조치사항’ 등 계엄 상황에 대비한 정황이 담긴 내부 문건이 있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청와대는 문제 제기가 이뤄진 시점부터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였다고 김 대변인은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사안이 갖고 있는 위중함, 심각성, 폭발력을 감안해서 국방부와 청와대 참모진들이 신중하고 면밀하게 들여다봤다. 그러느라 시간이 좀 걸렸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그런 의견을 인도 현지에 계신 대통령에게 보고 드렸다. 보고를 받은 대통령도 순방을 다 마친 뒤에 돌아와서 지시를 하는 것은 너무 지체가 된다고 판단하신 듯하다. 그래서 현지에서 바로 지시를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현지시간) 뉴델리 영빈관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총리와 단독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해외 순방 중인데도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해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게 독립수사단 구성을 지시했다. 인도(뉴델리)=청와대 사진기자단

문 대통령 지시로 빠르게 수사 착수, 속도전 시작

문 대통령의 특별 지시가 내려지면서 ‘기무사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 사태와 관련한 일련의 상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문 대통령의 특별 지시를 받은 송 장관은 이날 오후 “최근 제기된 기무사의 세월호 유가족 사찰, 위수령‧계엄령 검토 의혹 등에 대해 국방부 장관으로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송 장관은 “국군통수권자이신 대통령께서 기무사 관련 의혹에 대해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지시하셨다. 국방부 검찰단과는 별도의 독립적인 특별수사단을 구성하고, 최단시간 내에 수사단장을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빠른 시일 내에 특별수사단장을 지명할 예정이다. 독립수사단은 군 내 비육군, 비기무사 출신의 군 검사들로 구성될 예정이다.

송 장관은 “수사단장이 독립적인 수사권을 갖도록 보장하겠다”며 “장관이 지휘권을 일절 행사하지 않고 수사팀이 자율적이고 독립적으로 수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 장관은 수사가 끝날 때까지 수사단으로부터 어떤 보고도 받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1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특별수사단 설치 대통령 지시 관련 발표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특별수사단 어떻게 꾸려질까

문 대통령은 특별수사단을 꾸릴 때 육군을 배제할 것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다. 세월호 민간인 사찰과 계엄령 문건 작성 등에 기무사의 육군 전·현직 장교들이 상당수 개입된 것으로 보고 이 같은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특별수사단은 해군과 공군 군검사로 꾸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방부 검찰단에 해군 소속 군검사는 4명(영관 2명, 위관 2명)이 있다. 공군 소속은 대령 1명, 소령(진급예정) 1명, 대위 1명, 대위(진급예정) 2명 등 5명이다. 해군본부와 예하 부대에는 14명, 공군본부와 예하 부대에는 22명이 있다. 지금은 폐지된 군 법무관 임용시험을 거쳐 법무장교가 된 경우,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졸업 후 법무관으로 복무하는 경우 군검사로 활동한다.

여·야·시민단체 반응은

더불민주당은 문 대통령의 수사 지시를 환영하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야당인 정의당,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은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면서 국회 차원의 진상 조사와 청문회 등을 제안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현 정부 여당의 적폐몰이 연장선이라는 의혹이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비밀로 분류되는 국군기무사의 계엄령 검토 문건 등이 지난주 한꺼번에 쏟아진 것도 수사대상”이라며 “유출과정의 위법성에 대한 수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 김인숙 운영위원장 등 관계자들이 기무사 계엄령 준비 책임자를 내란음모죄 등으로 고발하기 위해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던 중 고발취지를 밝히고 있다. 뉴시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10일 오전 내란예비음모 및 군사반란예비음모 등의 혐의로 조현전 전 기무사령관과 소강원 기무사 참모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무사가 지난해 3월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됐을 때를 대비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군병력을 동원해 촛불시위를 진압한다는 내용의 구체적인 계획 문건을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는 지난 6일 박 전 대통령 탄핵 결정 직전 기무사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전시계엄과 합수업무 수행방안’ 문건을 입수해 공개했다.


탄핵심판 기각을 가정한 이 문건에는 Δ서울 시내에 탱크 200대와 장갑차 500대, 무장병력 4800명과 특전사 1400명을 투입할 것 Δ전국에 육군으로만 편성된 기갑여단, 공수특전여단, 기계화보병사단을 배치해 지자체를 장악할 것 등 구체적인 군사운용계획이 담겼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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