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샤가 자유의 몸이 됐다. 중국 공안 당국이 2010년 가택 연금을 실시한지 8년 만이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고 류샤오보(劉曉波)의 부인 류샤(劉霞)가 중국을 떠나 1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 도착했다. 류샤는 민주화 운동가인 남편 류샤오보가 2010년 10월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직후부터 중국 공안 당국으로부터 가택 연금 처분을 받아 외부와 연락이 차단된 상태였다.

그녀는 식료품을 사러 가는 등 예외적 경우가 아니면 베이징에 있는 집 밖에 나갈 수 없었다. 이때에도 반드시 중국 공안이 따라 붙어 언론인을 비롯한 외부인과의 접촉을 차단했다.


류샤는 가택연금을 당했을 때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정부의 불법 연금 조치에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는 글을 올렸다. 트위터를 올린 전날 노르웨이 외교관들이 류샤를 도와주기 위해 찾아왔으나 공안이 막았다고 한다.

류샤는 지난해 남편의 사망 후 외국으로 이주하길 원했으나, 장례식 직후 중국 당국에 의해 윈난(雲南)성 다리(大理) 시로 강제 여행을 가면서 외부와 40여 일간 연락이 끊겼다.

이후 베이징 자택으로 돌아왔으나 여전히 외출이 어려웠다. 류샤는 극심한 슬픔에 빠져 우울증을 겪었고, 최근에는 몸이 안 좋아 수술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류샤의 독일행 보도에 대해 “류샤가 본인의 바람대로 치료를 받으러 독일에 간다”고 말했다.

그동안 류샤 출국 허용 요구에 귀를 막아온 중국 당국이 돌연 태도를 바꾼 배경에는 미국-중국 무역전쟁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독일 등 유럽의 지지를 얻으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다수의 중국 네티즌은 “그녀가 마침내 지옥을 도망쳤다. 앞으로 좋은 삶을 살기를 기원한다”며 그녀를 응원했다.

류샤와 류샤오보는 1996년에 결혼했다. 당시 류샤오보는 법원으로부터 노동 개조 3년 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었다. 류샤오보는 2008년 12월 세계인권의 날에 ‘08헌장’을 발표해 공산당 일당체제 종식 등 광범위한 민주개혁을 요구했다. 그 이유로 2009년 12월 국가전복선동죄로 징역 11년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7월 간암으로 별세했다. 류샤오보는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래 타국에 귀화하거나 망명하지 않고 노벨상을 받은 첫 번째 중국인이다.

‘08헌장’에서 류샤오보는 중국의 일당독재체제가 반우파운동, 대약진운동, 문화대혁명, 톈안먼 사건 등을 통해 민간의 권리를 탄압하고 수천만의 생명을 앗아간 것을 비판했다. 아울러 개혁 없이 장기 지속한 독재체제와 기형적 경제발전으로 인해 심각한 위기 상황에 부닥친 오늘의 중국 사회를 구하기 위해서는 현 체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08헌장은 혁신의 기본 이념으로서 자유, 인권, 평등, 공화, 민주, 입헌을 제시했다.

원은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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