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모드리치가 지난 8일(한국시간) 러시아와의 승부차기 승리후 딸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AP뉴시스

크로아티아의 중원 사령관 ‘축구 도사’ 루카 모드리치가 발롱도르까지 수상할 수 있을까.

한 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부여하는 FIFA(국제축구연맹) 발롱도르는 지난 10년간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이 양분해 왔다. 이번 해 역시 레알 마드리드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견인한 호날두와 FC바르셀로나에서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우승을 차지한 메시의 양강 구도로 보였다.

하지만 이번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크로아티아의 선전으로 모드리치 역시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크로아티아는 토너먼트 3경기 연속 연장전까지 가는 치열한 혈투 끝에 결승전에 올랐다. 크로아티아는 12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4강 2경기에서 잉글랜드를 상대로 짜릿한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특유의 탈압박과 중앙에서의 볼 배급으로 공격을 조율하며 국내 팬들로부터 ‘축구 도사’라는 별명이 붙었던 모드리치는 이번 월드컵에서 역시 크로아티아의 주장완장을 차고 맹활약 했다. 크로아티아의 모든 공격과 빌드업 과정이 모드리치의 발 끝에서 시작됐다. 토너먼트 3경기 연속 연장전까지 가는 치열한 혈투 속에서도 민첩성과 활동량을 보여주며 세계 최고로 우뚝 설 수 있는 품격을 보여줬다.

모드리치는 전방 공격을 지휘할 뿐만 아니라 후방에서의 수비가담까지 온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잉글랜드전 연장 후반 13분 교체아웃 되기 직전까지 사실상 전 경기 풀타임 뛰며 온몸이 흠뻑 젖은 그의 모습은 전 세계 팬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한국 나이로 34세의 노장이지만, 열흘 새 무려 357분을 소화해냈다.

월드컵이 있던 해 발롱도르 수상자는 대부분 월드컵 우승팀에서 나왔다. 하지만 이 명제 역시 메시와 호날두의 ‘신들의 전쟁’ 앞에서는 무의미했다. 2010년과 2014년에는 각각 스페인과 독일이 월드컵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만 한 해 최고의 선수 영광은 메시에게 돌아갔다.

발롱도르가 팀의 득점을 책임지는 스트라이커와 윙어 포지션에 편중되어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모드리치의 발롱도르 자격은 충분하다. 호날두와 함께 레알 마드리드에서 전무후무한 유럽 챔피언스리그 3연패의 주역으로 활약했을 뿐더러 무엇보다 월드컵에서 조국을 결승으로 이끌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크로아티아가 월드컵 우승을 해내면 모드리치의 발롱도르 가능성은 매우 높아지게 된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파비오 칸나바로가 수비수임에도 우승국 주장 자격으로 발롱도르를 수상한 바 있다.

10년 동안 메시와 호날두가 양분했던 발롱도르 수상을 모드리치가 깨게 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송태화 객원기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