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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곤의 험난한 여정, 쉽지 않은 신임 감독 찾기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 선임위원장이 5일 감독 선임과 관련하여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대한축구협회의 신임 감독 찾기가 쉽지 않은 모양새다. 다양한 국내외 감독 후보군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지만 모두 외신발 루머들뿐이다. 신임 A대표팀 감독 선임을 위한 작업을 시작한지 일주일이 지난 지금 아직까지 뚜렷한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새 축구 A대표팀 감독 선임권을 쥐고 있는 김판곤 감독선임위원장은 현재 유럽을 돌며 감독 후보 물색 작업을 하고 있다. 유럽 현지에서 감독 후보군(포트폴리오)에 오른 외국인 지도자들을 연쇄 접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파 지도자가 아닌 외국인 감독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앞서 축구협회는 지난 5일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전무, 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 간담회를 열어 2018 러시아 월드컵을 마친 소감과 4년 후에 대한 준비에 대해 언급했다. 무엇보다 시선이 집중됐던 건 신태용 감독의 거취를 비롯한 신임 감독에 대한 논의였다.

그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포트폴리오 안에 한국 축구 철학에 맞는 감독이 있고 그들의 동향을 알고 있다. 가장 강력한 팀을 셋업하기 위해서는 유명한 감독이 아니라 유능한 감독이 요구된다”며 감독 선임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당시 정몽규 회장은 “외국 감독들은 한국보다는 중동, 아프리카를 선호한다”며 “같은 아시아 국가 중에는 한국보다 일본을 더 좋아한다”고 밝혔다. 팬들의 기대치에 충족하는 감독의 선임이 어렵다는 것을 돌려 말한 셈이다.

축구협회는 앞서 A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외신 인용 확정 보도 자제를 국내 언론에 요청했다. 김 위원장의 출장 동선 역시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다. 감독 후보자들과의 오해 없는 원활한 협의를 하겠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축구 팬들을 비롯한 국민들의 마음은 그렇지가 않다. 이미 루이스 스콜라리 전 브라질 감독과 바히드 할릴호지치 전 일본 감독의 선임건이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이어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전 레스터시티 감독, 멕시코 축구협회와 재계약 논의 중에 있는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멕시코대표팀 감독과 접촉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이들 모두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세계적인 명장들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이집트 알제리 등이 새 감독을 구하고 있다. 일본 역시 새 사령탑을 찾는데 분주한 상황이며 월드컵이 끝난 시점에서 유럽 중동 등 다른 국가들 역시 유능한 감독을 찾는 것은 매한가지다. 시장에 좋은 감독들이 나오더라도 축구협회가 원한다고 해서 데리고 올 수 있는 상황은 아니란 것이다.

게다가 이름난 지도자들은 클럽 감독직을 선호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국가 대표팀 감독들의 연봉이 유명 축구클럽들에 비하면 현저하게 낮기 때문이다. 월드컵 9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한 한국이지만 세계무대에서는 여전히 변방으로 꼽히는 아시아를 쉽게 선택하기도 힘들다. 그렇다고 이웃나라 중국이나 일본처럼 높은 연봉을 제시하며 금전적인 부분으로 유혹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2018 러시아월드컵을 마무리하고 귀국한 신태용 감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시간은 많지 않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축구협회가 감독 선임에 대해 설정한 데드라인은 9월 A매치 전으로 내달 중으론 협상 이 끝나가야 한다. 김 위원장은 대표팀 감독 선정 포트폴리오에 10명 안쪽의 지도자가 있다고 공언했지만 벌써 이중 몇 장의 카드는 이미 사라져 버렸다.

부진한 협상에 따라 외국인 감독에 대한 모든 경우의 수가 사라졌을 때 국내파 감독으로 다시 회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유럽으로 출국 하는 순간 이미 빈손으로 돌아올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김 위원장은 앞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축구, 경기를 지배하는 축구를 한국 축구의 철학으로 삼고 이러한 축구를 구현할 지도자를 찾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능한 감독이 무조건 유명한 감독은 아니라며 명성보단 능력을 우선하겠다고 강조했다.

팬들 기대치에 충족할 만한 이름난 감독 선임에 제약이 있을 수 있음을 간접적으로 어필한 것이다. 어쩌면 진퇴양난의 처지에 놓이게 된 지금 자신의 상황을 예견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송태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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