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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소프트 브렉시트’로 곤경 빠진 英 메이에 맹공… “미국과의 무역 죽을 수도”

英 가디언 “트럼프, 말 폭탄으로 외교 에티켓 깨버려”

유럽 국가들을 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차별 도발이 계속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맹비난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는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를 겨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메이 총리가 추진하는 ‘소프트 브렉시트’를 정면 비난했다. 소프트 브렉시트는 유럽연합(EU)은 탈퇴하되, EU와 자유무역협정과 관세협정을 체결하는 등 유럽시장과의 자유무역을 유지하는 방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이 소프트 브렉시트를 추진할 경우 미국과의 무역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된 영국 더 선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영국이 소프트 브렉시트를 추진한다면 “미국은 영국 대신 EU와 협상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과 영국 간의 무역 협상은 아마 죽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메이 총리가 자신의 조언을 무시했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라면 브렉시트를 상당히 다르게 했을 것이다. 나는 메이 총리에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말해줬지만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면서 “메이 총리는 정반대 방향으로 갔고 결과는 매우 불행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거친 발언은 소프트 브렉시트 논란으로 정치적 위기를 맞은 메이 총리에게 다시금 치명타를 날린 셈이 됐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영국 정부는 ‘소프트 브렉시트’ 계획을 공식 발표한 날이었다.

앞서 영국에서는 브렉시트 주무부처인 브렉시트부 장관과 차관이 사퇴한 데 이어, 보리스 존슨 전 외교장관까지 사임한 바 있다. 이들 전직 각료들은 EU와의 완전 결별을 뜻하는 ‘하드 브렉시트’ 지지자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임한 존슨 전 장관에 대해서는 “훌륭한 총리가 될 것”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까지 영국에 머물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접견하고 메이 총리와 회담을 할 예정이다. 상대국 정상을 난처하게 할 만한 발언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쏟아낸 것은 상당한 외교적 결례에 해당한다.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더 선 인터뷰가 보도된 후 게재한 기사에서 “한때 트럼프 대통령은 메이 총리에게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마거릿 대처 전 총리처럼 지내자고 한 적이 있다. 그런 비교는 이제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메이 총리에게) 꽃이나 와인이 아닌 ‘말 폭탄’을 던짐으로써 외교적 에티켓을 산산조각 내버렸다”고 지적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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