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특권 내려놓기가 주목을 받고 있다.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를 이낙연 총리의 해외 순방 때 탈 수 있게 했고, 청와대 본관도 비서실 직원들이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문 대통령 특유의 검소하고 실용적인 성격이 반영된 결정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아프리카‧중동 순방을 떠나는 이 총리에게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총리 등 80여명은 오는 19일부터 케냐, 탄자니아, 오만 3개국 순방을 떠난다. 이번 지원 결정은 문 대통령의 승인 하에 추진됐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규정상 정부 인사도 사용 가능하지만 총리가 해외 순방을 떠날 때 공군 1호기를 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이 총리에게 “대통령 전용기를 함께 쓰자”는 의견을 청와대 참모를 통해 전했지만 이후 진행된 국무총리 순방에서 일정 등의 문제로 전용기를 사용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총리 순방기간 중 대통령의 계획된 해외 행사가 없고, 소요 비용이나 일정 수행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을 때 공군 1호기 지원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민항기를 이용할 경우 계획된 일정을 제 시간에 소화하기가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의 여러 공간들도 비서실 직원들이 업무 공간으로 자유롭게 활용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수보회의에서 청와대 본관 1층과 2층에 대해 “그런 것 전부 대통령 회의 때만 사용하고 평소에는 사용하지 않는데, 대통령 사용하는 게 뭐 얼마 됩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평소에 그런 장소들을 폭넓게 사용해도 될 것 같고, 2층 접견실은 외빈 접견할 때 활용해도 좋다”고 했다.

평소 문 대통령은 비서진들이 업무 공간이 적어 애로 사항을 겪는 것을 눈여겨보고 있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우리 비서실 업무 공간이 많이 비좁지 않습니까. 회의장소 같은 게 부족해 어려움이 많지 않을까 싶다”며 “지난번에 안보실장님의 경우 호텔에서 면담을 하시더라”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 이후 실제로 청와대 비서실은 외빈 접견 때 본관 1층의 국빈 대기실을 사용했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지난달 28일 알 자베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 사장 겸 국무장관을, 정의용 안보실장은 지난달 25일 필립 데이비드슨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을 국빈대기실에서 접견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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