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정권 시절 ‘긴급조치 9호’ 위반 사건으로 유죄가 확정됐던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재심에서 검찰이 13일 무죄를 구형했다. 형을 확정받은지 40년만이다.

서울고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영진) 심리로 진행된 김 장관의 재심 사건 첫 공판에서 검찰이 “무죄를 선고 해달라”고 구형 의견을 밝혔다. 검찰은 “헌법재판소에서 긴급조치 9호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으므로 형사소송법에서 재심사유로 정하고 있는 ‘무죄로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최후진술에서 “과거 공직에 있어 국가 일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재심 청구를 하지 않고) 감내하기로 했었지만 검찰이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부 결정을 수용하겠다”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김 장관은 1977년 11월 서울대 재학 당시 유신헌법을 반대하는 학내 시위에 참가했다가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기소돼 이듬해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자격정지 1년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긴급조치 9호는 유신헌법을 반대하는 집회·시위를 열거나 비방하지 못하도록 하고 이를 어길 경우 영장없이 체포할 수 있도록 했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과거사 반성 차우너에서 긴급조치 9호 위반 사건으로 형을 확정받았지만 재심을 청구하지 않은 145명에 대해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했고, 그 안에 김 장관도 포함됐다.

재판을 마치고 나온 김 장관은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역사의 한 단계가 정리된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취재진이 재심청구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묻자 “2004년쯤 민주화운동 보상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을 때 국회의원이 된 자들은 사회적 보상을 받았기 때문에 형사적 보상은 받지 않기로 성명을 낸 게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 장관은 “(당시 판결로) 금치산자 취급을 받고 낭인생활이 강요됐다”며 “그간 가슴앓이를 한 많은 분들과 위로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김 장관에 대한 선고는 다음달 17일 내려진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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