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 자유한국당의 추락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자당(112석)에 비해 약 20분의 1에 불과한 의석을 가진 정의당(6석)에게 지지율을 따라잡힌 상황에서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의 거취를 둘러싼 내홍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이 13일 공개한 여론조사(지난 10~12일 전국 성인남녀 1002명 대상 실시·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한국당의 정당 지지율은 10%로 정의당과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업체가 지난 6일 공개한 여론조사(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는 한국당이 10%로 9%인 정의당을 근소하게 앞질렀지만, 일주일 만에 따라잡힌 것이다. 정의당은 이 업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2012년 10월 창당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당은 대책 논의보다는 계파 갈등에 여념이 없는 분위기다. 12일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던 의총에서는 김 권한대행의 사퇴를 요구한 일부 의원과 김 권한대행의 말다툼으로 당내 갈등은 최고조로 치달았다. 정두언 전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공당의 최고의결기관에서 시정잡배들의 싸움 같은 일이 벌어졌다. 한국당은 권위도 없고 거의 무정부 상태에 와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권한대행은 사실상 ‘계파전쟁’을 선언했다. 그는 친박계를 포함해 자신의 사퇴를 요구한 일부 의원들을 ‘과거 호가호위한 세력’이라고 하며 “어떤 명목으로라도 한국당의 쇄신과 변화를 흔드는 행위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당에는 친박과 비박만 존재할 뿐”이라며 대상을 명확히 했다.

그러자 다른 의원들도 반발했다. 재선 의원 7명(김기선 김도읍 김진태 김태흠 박대출 이장우 정용기 의원)은 “김 권한대행이 당의 자멸을 조장했다. 스스로 거취를 정하라”고 퇴진을 압박했다. 강성 친박계 김진태 의원은 김 권한대행을 겨냥해 “이건 거의 분노조절 장애가 아닌가 싶다”고 비꼬기도 했다.

한국당은 16일 혁신비상대책위원장 인선과 상임위원장 인선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의원총회를 소집한다는 계획이지만, 벌써부터 의원들 사이에서는 “의총 가기가 두렵다”거나 “가봐야 싸움 밖에 더 나겠느냐”는 얘기가 들린다. 비대위원장 인선을 위한 17일 전국위원회조차도 최악의 계파 갈등 탓에 잘 이뤄질지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한국당의 계파 갈등이 계속되는 것은 탄핵 이후 신뢰할 만한 당의 구심점이 없기 때문”이라며 “혼란이 오래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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