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뉴시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전날 “삼성이 지난해 60조원의 순이익을 냈는데 이 중 20조원만 풀어도 200만명에게 1000만원을 더 줄 수 있다”고 말한 데 대해 해명했다.

홍 원내대표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삼성이 20조원을 풀면 200만명에게 1000만 원씩 지급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삼성 돈 20조를 200만명에게 나눠주자는 구체적인 제안이 아니라, 200만명에게 1000만원 정도의 혜택이 돌아갈 정도로 큰 돈이라는 점을 예시한 것”이라고 남겼다.

그는 “재벌과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부와 빈곤의 양극화 문제를 말하면서 삼성을 예로 들었더니 일부 언론에서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최대한 쉽고 단순하게 설명하려는 의도에서 일부 잘못 전해진 내용을 맥락과 상관없이 꼬투리를 잡아 비난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언론 보도를 지적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어 “몇몇 재벌에 갇혀있는 자본을 가계로, 국민경제의 선순환구조로 흘러가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이 그렇게 잘못된 것인지 되묻고 싶다”며 “자사주 매입에 사용되는 잉여 이익을 국민경제에 생산적으로 재투입될 수 있도록 유인하는 일이 지금 우리 정치가 고민해야 할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벌을 해체하자, 거위의 배를 가르자는 주장이 결코 아니다. 삼성에 속하지 않은 국민도, 삼성이 아닌 다른 작은 기업들도 반드시 잘살 수 있는 기회와 수단을 가져야 한다”며 “어제 강연은 한국경제가 안고 있는 경제력 집중, 고용시장의 양극화와 한계를 나타내고 있는 성장잠재력에 대한 한국경제의 과제를 말하고자 했던 것이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아래는 홍 원내대표의 페이스북 글 전문.

어제 강연에서 재벌과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부와 빈곤의 양극화 문제를 말하면서 삼성을 예로 들었더니 일부 언론에서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삼성이 20조원을 풀면 200만 명에게 1,000만 원씩 지급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삼성 돈 20조를 200만명에게 나눠주자는 구체적인 제안이 아니라, 200만 명에게 1,000만 원 정도의 혜택이 돌아갈 정도로 큰돈이라는 점을 예시한 것입니다. 또한 국가경제의 왜곡된 분배구조를 설명하기 위해 국민총소득(GNI) 중 기업소득 비중이 계속 커지고, 가계소득 비중이 끊임없이 줄어들고 있는 사실을 언급했습니다. 특히 1996∼2016년 사이 GNI 대비 기업소득 비중이 OECD 평균은 1%p 내외의 미미한 변화만 있는 반면, 한국은 10%p 가까운 엄청난 증가가 있었습니다. 최대한 쉽고 단순하게 설명하려는 의도에서 일부 잘못 전해진 내용을 맥락과 상관없이 꼬투리를 잡아 비난하는 것은 지나칩니다.

'삼성'은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를 설명하는 하나의 예에 불과했지만 사실 ‘삼성의 20조'는 제가 평소 갖고 있던 의문이기도 합니다.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삼성은 약 20조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입했고 소각했습니다. 자사주를 매입하여 소각하는 일은 불법이 아닙니다. 하지만 후계 승계에 활용되거나 기존 주주의 이익에 봉사할 뿐 국민경제에 기여하는 효과는 크게 없습니다.

몇몇 재벌에 갇혀있는 자본을 가계로, 국민경제의 선순환구조로 흘러가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이 그렇게 잘못된 것인지 되묻고 싶습니다. 가계와 기업 간의 왜곡된 분배구조와 집중된 경제권력을 재편하지 않고 대한민국 국가경제의 지속적 성장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자사주 매입에 사용되는 잉여 이익을 국민경제에 생산적으로 재투입될 수 있도록 유인하는 일이 지금 우리 정치가 고민해야 할 지점입니다. 보수정부에서 주장했던 ‘낙수효과’,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 혁신성장’은 결국 그 고민에 대한 다른 답변들입니다.

대한민국 경제가 처한 저성장 양극화의 한계를 극복해야합니다. 이때 중요한 바퀴 하나가 바로 공정경제입니다. 삼성이 협력업체를 쥐어짰다는 표현만을 일부 언론에서 자극적으로 재생산하고 있는데 실제로 협력업체가 얼마나 벼랑 끝에 몰려있는지도 주목해주셨으면 합니다. 대기업에 기술을 탈취당한 중소기업, 단가 후려치기의 늪에 빠진 협력업체들, 원청의 구두 약속을 믿고 설비를 증설했던 하청기업들은 죽어가는 것이 현실입니다. 세계 1위 삼성의 빛만큼, 그 주변에 드리운 그림자가 깊습니다. 그 실체가 소상히 드러나고 있는 삼성전자서비스 노조파괴의 진상은 그 깊은 어둠의 한 자락일 뿐입니다. 경제권력의 편중과 불공정은 반드시 해소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재벌을 해체하자, 거위의 배를 가르자는 주장이 결코 아닙니다. 삼성을 분해하여 나눠 가질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삼성에 속하지 않은 국민도, 삼성이 아닌 다른 작은 기업들도 반드시 잘살 수 있는 기회와 수단을 가져야 합니다.

청년실업도 항상 심각했지만 오늘날 한국의 청년실업은 정말 큰 위기 상황입니다. 실업자만 43만 명, 잠재실업까지 합하면 그 규모가 112만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20조원이면 이들을 1년간 교육과 훈련을 시킬 수 있습니다. 삼성과 같은 대한민국의 중요한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여 위기 극복에 함께 나서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위기극복에 함께 나서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제 강연은 한국경제가 안고 있는 경제력 집중, 고용시장의 양극화와 한계를 나타내고 있는 성장잠재력에 대한 한국경제의 과제를 말하고자 했던 것이었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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