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현지시간)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3차전 대한민국-독일의 경기, 한국의 조현우 골키퍼(23번)가 동료들에게 수비 위치를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 축구대표팀 골키퍼 조현우(대구FC)는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생애 첫 월드컵, 러시아에서 보낸 270분은 그의 축구인생 전체를 바꿔 놓았다. 조현우의 활약은 국내는 물론 해외 팬들의 주목을 끌었다. 외신도 그를 주목하고 있다.

조현우는 이번 월드컵에서 세계의 강호들을 상대로 선방 능력을 수차례 선보여 조별리그 3경기 동안 실점을 3개로 틀어막았다. 그 가운데 필드골은 단 하나였다. 나머지 두 골은 페널티킥으로 허용했다.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16개국 골키퍼 중 최다 세이브(13회)를 기록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독일을 상대로 유효슛을 모두 막아냈다. 한국은 이 경기에서 2대 0으로 승리했다. 2010년 남아공 대회 득점왕이자 현역 선수 중 월드컵 최다 골을 보유한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 독일의 차세대 스타로 꼽히는 티모 베르너(라이프치히)도 조현우가 지키는 골문을 뚫어내지 못했다.

조현우는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다. 월드컵 일정을 마치고 기업들의 광고 출연 제의를 20여 차례나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우는 지난 11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CF 제의만 20개를 받았다. 회사와 이야기하고 있지만 아직 고민 중”이라고 실감하고 있는 인기를 말했다.

“K리그를 사랑해 달라”고 당부하던 그의 목소리에 팬들은 곧바로 반응했다. 조현우의 월드컵 복귀 이후 첫 리그 경기인 지난 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FC서울과의 홈경기(2대 2 무)에 평소보다 4배 많은 관중이 조현우의 활약을 직관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앞서 7차례 홈경기에서 평균 2700여명이 경기장을 찾았지만 그날은 1만2925명이 입장했다.

월드컵에서 발견한 조현우의 진가를 유럽의 여러 클럽이 주목하고 있다. 조현우는 영국 공영방송 BBC가 선정한 ‘월드컵으로 이적 기회를 얻은 10명의 선수’ 중 1명으로 꼽혔다. 골키퍼 중 유일하게 포함됐으며 아시아 선수도 조현우 밖에 없다. 현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리버풀을 비롯해 다양한 클럽들이 그의 차기 행선지로 거론되고 있다.

아쉽게도 해결 못한 병역 문제가 그의 이적에 발목을 잡고 있으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와일드카드로 참가하게 됐다. 우승을 차지해 금메달을 획득할 경우, 군 면제 혜택이 주어져 내년 1월 겨울 이적시장에서 조현우의 유럽 진출은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아시안게임 명단에서 조현우 대신 탈락한 강현무(포항)도 걸출한 기량을 가지고 있지만 조현우의 상승세를 넘어서기엔 다소 부족했다.

조현우가 5일 '응답하라 대구, 열려라 시민제안' 행사에 참석해 첫 번째로 시민제안서를 작성하고 있다. 뉴시스

조현우는 시정홍보 영상물에 모델로 출연했다. 대구를 세계에 알리기 위한 홍보대사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5일 조현우 선수에게 ‘월드컵 유공자 기념패’를 수여했다.

권 시장은 “조현우가 월드컵을 통해 국위를 선양하고 시민들에게 커다란 기쁨과 희망을 안겨줬다”며 “특히 대구와 대구FC의 브랜드 가치를 드높이고 시민들의 자긍심을 드높였다”고 평가했다.

유공자는 ‘공을 세운 사람’이란 뜻으로, 국가보훈처가 지정하는 유공자와는 다른 개념이다. 대구시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조현우에게 수여한 유공자 기념패는 단지 월드컵에서의 활약을 치하하는 뜻으로 ‘유공자’로서의 법적인 의미는 없다”고 밝혔다.

조현우는 불과 한 달 만에 축구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었다. 모두 월드컵에서의 활약, 그로 인한 국민들의 사랑은 조현우에게 많은 선물을 안겼다.

지금의 기세를 다음달 18일 개막하는 아시안게임까지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한국 23세 이하(U-23) 대표팀의 수비가 약점으로 지적되는 만큼 조현우의 활약은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절실하다. 금메달을 목에 걸어 병역 문제만 해결한다면 꿈의 그리던 유럽무대 진출 가능성은 매우 높아지게 된다. 월드컵 활약으로 조현우가 얻게 될 최고의 혜택이자 보상이다.

송태화 객원기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