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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피겨 영웅 ‘데니스 텐’ 외고조부 민긍호는 누구?


절도범과 2대 1로 난투극을 벌이다 흉기에 찔려 숨진 한국계 카자흐스탄 피겨스케이팅 선수 데니스 텐이 의병장 민긍호의 후손이라는 소식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 1위에 ‘데니스 텐’이 이름을 올렸고, 연관 검색어엔 ‘민긍호’ 선생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데니스 텐은 대한제국 시절 의병대장으로 활동했던 민긍호 선생의 외손녀인 김 알렉산드라의 외손자다. 그의 성씨 텐은 한국의 정씨를 러시아어에서 쓴 키릴 문자로 표기하면서 변형된 것이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선수 이력에 자신을 ‘한국 민긍호 장군의 후손’이라고 표기할 정도로 자랑스럽게 여겼다.

본관이 여흥인 민긍호는 서울 출생으로 1907년 고종의 양위와 군대해산 명령에 의병을 일으켰다. 양주 이인영 의병에 가담해 관동군 창의대장이 돼 100여 차례 전공을 세웠다. 이후 건국훈장 대통령장이 추서되기도 했다. 항일 무장투쟁을 전개했던 그는 이듬해인 1908년 치악산 강림촌에서 일본군에 의해 피살돼 순국했다.

민긍호의 후손이자 고려인인 텐은 카자흐스탄의 ‘피겨 영웅’이다. 5살 때 피겨스케이팅 불모지인 카자흐스탄에서 어머니의 권유로 시작해 열악한 환경을 딛고 두각을 나타냈다. 2010년 미국으로 건너가 엘리트 코스를 밟았고 2013년 ISU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남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는 자흐스탄 사상 처음으로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메달 획득한 것이다.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차지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2015년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ISU 4대륙 피겨스케이팅에선 역대 남자 싱글 선수 중 3번째로 높은 289.46점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개인 최고점을 기록했다.

텐은 평창동게올림픽을 앞두고 오른발 인대 부상을 입었지만 통증을 참고 출전을 강행했다. 당시 텐은 “한국인의 피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고조할아버지를 생가하며 경기에 임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부상으로 인해 메달 획득엔 실패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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