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동료들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사망한 데니스 텐(25)을 추모하는 글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따뜻했던 그의 마음에 대한 진정한 감사 인사였다. 데니스 텐의 친구이자, 후배, 그리고 선배였던 이들은 “당신 덕분에 행복했다”고 입을 모았다.

중국 피겨스케이팅선수 리지준(리쯔쥔)은 19일 데니스 텐의 사망 소식을 듣자마자 소셜미디어에 고인과의 생전 추억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데니스 텐과 여러 국제무대에서 만났던 리지준은 그와 찍었던 다정한 인증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다. 특히 데니스 텐과 생전 나눴던 문자 메시지를 올리기도 했다. 데니스 텐은 리지준에게 언제나 따뜻한 격려의 말을 건넸다. 데니스 텐은 어떤 일로 슬퍼하던 리지준에게 “아름다운 사람이자, 여성이고, 스케이터”라고 치켜세운 뒤 곧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축복했다.




또 좋은 일에는 먼저 문자 메시지를 보내 “도울 일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리지준은 그런 데니스 텐에게 “너 같은 친구가 있어서 난 참 행운이다”고 답했다.



한국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선수 최다빈(고려대)도 데니스 텐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직후 인스타그램에 고인과 함께 했던 사진을 올렸다. 최다빈은 "카자흐스탄에서 날 챙겨주고 힘이 돼 줬던 텐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라면서 "텐이 내게 해준 마지막 말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많이 그립다"라고 썼다.




남자 싱글 선수 이준형(단국대)도 데니스 텐이 연기하는 모습과 함께 "당신과 함께해서 행복했습니다. 편히 쉬세요"라는 추모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김연아도 인스타그램 추모글을 통해 “데니스 텐은 정말 성실하고 피겨스케이팅을 너무 사랑했던 선수였다. 가장 열정적이고 훌륭한 스케이터를 잃어 너무나 슬프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썼다.

데니스 텐은 카자흐스탄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남자 피겨스케이팅 선수였다. 데니스 텐은 김연아와 소치 올림픽 갈라쇼에서 함께 연기하는 등 한국 선수들과도 각별하게 지내왔다. 생전 김연아와 같은 소속사인 올댓스포츠에 몸담았다.



데니스 텐은 19일 오후 3시쯤 카자흐스탄 알마티의 쿠르만가지-바이세이토바 거리에서 자신의 승용차 백미러를 훔치려한 남성 두 명과 난투극을 벌이다 사망했다. 남성이 휘두린 흉기에 데니스 텐이 여러 차례 찔렸다. 카자흐스탄 보건부 대변인은 데니스 텐이 병원 도착 3시간 만에 과다 출혈로 숨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데니스 텐은 항일 의병장 후손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대한제국 시절 의병대장으로 활동했던 민긍호 선생의 외고손자다. 민긍호 선생은 1907년 300명의 의병을 이끌고 홍천과 춘천, 횡성, 원주 일대에서 일본군과 격전을 벌여 전공을 세웠다. 그의 외손녀인 김 알렉산드라가 데니스 텐의 할머니다. 그의 이름 텐은 우리나라 성씨인 ‘정’을 카자흐스탄 발음으로 표기한 것이다.

데니스 텐은 카자흐스탄에서 피겨 영웅이었다. 그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피겨 불모지 자국에 동메달을 안겼다. 피겨스케이팅 부문에서 나온 첫 메달이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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