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문제를 이유로 교회를 폐쇄해온 르완다 정부가 교회의 재무, 목사 자격까지 규제하겠다고 나서면서 현지 교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르완다 정부는 지난 3월 한 교회의 지붕에 벼락이 떨어져 예배를 드리던 성도 16명이 사망하자 보건, 안전 등을 이유로 지금까지 8000개 교회를 폐쇄시켰다.
8일 미국 크리스채너티투데이(CT)에 따르면 르완다 정부는 의회가 지난달 27일 통과시킨 종교시설에 대한 새 법률안을 교회가 충족할 때까지 예배당 폐쇄를 지속하기로 했다. 법률안에는 정부가 공인한 학교에서 신학교육 학위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과 금식기도 같은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비공식 교회와 기도원 등의 후원 내역을 파악할 수 있도록 기부금을 은행계좌로 명시해야 하는 규정까지 포함돼 있다.
르완다 정부가 교회 폐쇄를 넘어 교회 살림과 목회자 자격까지 제한하는 법안을 시행하려는 이유는 일부 목회자들의 부패 행위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나스테세 샤야카 종교관리위원회장은 “위생적인 예배당을 늘리기 위해 폐쇄 조치를 시행한 것은 맞지만 종교 지도자로 가장한 부도덕한 사람들의 행동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현지 교계는 법안을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으로 나뉘고 있다. 조나스 마타바로 목사는 “성도들의 육체적 안전도 중요하지만 신앙적 안전도 중요하다”면서 “양질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라도 공인된 신학 학위가 필요하다”며 정부의 입장에 힘을 실었다. 반면 수도 키갈리 서부에서 개척교회를 운영하고 있는 한 목사는 “예수님과 제자들은 신학 학위를 갖고 있지 않았다”며 “척박한 땅에서 정부의 규제안을 모두 만족하는 교회를 세우기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근본 원인은 교육과 물자 부족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르완다 루터교 에발리스터 무가보 주교는 “지방 목회자들은 성경학교 수료증 정도만 갖고 있는 수준”이라며 “훈련받은 목회자가 세워지기 위해서라도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일각에서는 르완다 정부 내 세속주의 확산으로 교회가 차별을 받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르완다는 가톨릭(49.5%), 개신교(27%), 기타 기독교(16.5%) 등 인구 93%가 범기독교에 속해 있다.

황윤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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