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8월 9일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직후 연기 기둥이 올라온 모습(왼쪽). 맨해튼 프로젝트 관련 기밀 자료였다가 공개된 ‘글로브스 문서’의 일부.

미국이 2차 세계대전 막바지인 1945년 8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이어 다른 도시에 3번째 원자폭탄을 투하할 계획이었던 것이 드러났다.

도쿄신문과 주니치신문은 미국의 원폭 개발 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 관련 공문서 중 당시 기밀 자료였던 ‘글로브스 문서’를 분석한 결과 3번째 원폭 투하 계획을 확인했다고 10일 보도했다. 해당 문서는 미군이 8월 9일 나가사키에 원폭을 투하한 다음날인 8월 10일 작성된 것이다. 맨해튼 프로젝트를 지휘했던 미 육군 레슬리 글로브스 소장이 조지 마셜 참모총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문서에는 “폭죽형 원자폭탄(나가사키에 투하한 원자폭탄과 같은 종류)의 다음 폭탄”에 대해 “4일간 정도 제조해서 최종 부품을 미국 뉴멕시코에서 배로 출발시킨다. 17~18일 이후 날씨가 좋은 첫날 (원자폭탄을) 투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3번째 원자폭탄의 투하 지역에 대해서는 나와있지 않지만 니가타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도쿄신문 등은 추정했다. 미국이 1945년 7월 원폭 공격 목표를 히로시마, 고쿠라, 니가타로 정했었기 때문이다. 이 중 군수산업기지가 있던 고쿠라는 8월 9일 원폭 투하를 앞두고 구름이 잔뜩 끼어 시야가 안보였기 때문에 대신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지게 됐다.

일본 잡지 ‘동영경제’는 미군이 1945년 4월 맨해튼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목표 지역에 대한 검토위원회가 열렸으며, 당시 도쿄 오사카 교토 요코하마 야마구치 나가사키 후쿠오카 등 17개 도시가 리스트에 올랐었다고 전했다. 이후 직경 3마일(약 4.8㎞) 이상의 넓이를 가진 도시, 전략적 가치를 가진 도시, 비교적 공습 피해가 적은 도시 등의 기준에 따라 범위가 좁혀졌다. 그리고 원폭 투하 후보에 오른 도시에는 일부러 공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토의 경우 유력 후보였지만 1000년 이상 된 고도를 파괴하면 미군의 일본 점령 이후 일본인의 도움을 얻기 어렵다는 이유로 막판에 제외됐다.

도쿄신문은 글로브스 문서가 미군 고위급이나 정부 관계자에게 어떻게 전달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3번째 원자폭탄 투하 계획은 곧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미국 정부 관계자의 일기 등에 따르면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원자폭탄 투하 후 히로시마의 참상을 사진으로 본 뒤 원폭 투하를 더 이상 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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