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 당시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했던 차성안 판사에 대한 대책을 검토한 문건이 공개됐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10일 오후 3시50분쯤 파일 이름 ‘차성안’ 문건을 법원 내부통신망 코트넷에 게시하고 언론에도 해당 내용을 공개했다.

이 문건은 지난달 31일 법원행정처가 추가 공개한 미공개 문건 196개 중 비공개 결정됐던 3개 문건 중 하나다. 앞서 차 판사는 지난 8일 이 문건을 비실명화해서 공개해달라고 법원행정처에 요청했다.

문건에는 4명의 현직 판사가 상고법원 도입에 대한 반대 입장을 법원 안팎에 강하게 드러냈던 차 판사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한 내용이 담겼다. 차 판사는 2015년 8월 상고법원 도입을 반대하는 기고문을 언론에 게재했었다.

문건에는 4명의 판사가 각자 차 판사가 상고법원 도입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언론에 기고한 문제를 놓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를 간략히 나열한 내용이 적혔다. 대책 중 상당수는 차 판사의 반대 주장을 억지로 막으면 오히려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한 판사는 차 판사에 대해 “현재 부글부글한 상태”라며 “잘못 건드리면 역효과가 크게 난다. 나둬야 한다”고 썼다. 다른 판사는 “행정처에서 연락 온 것을 공개할 위험도 있다”며 “무시 전략”이라는 문구를 적었다.

차 판사에 대해 “의지가 강건한 사람”이라며 “차 판사가 존경하는 사람. 친한 사람으로는 부족”이라는 내용도 있었다. 차 판사의 성품을 고려할 때 입장을 바꾸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내용으로 보인다. 또 “차 판사에게 직접적인 액션을 취하는 것은 하수”라는 등 법원행정처가 차 판사에 대해 직접적인 행동을 취하는 것을 기피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외에도 “다양한 생각을 표현하는 것 자체는 수용”하되 “(기고문이) 정치적으로 악용되거나, 근거 없이 대법원을 비난하는 표현에는 신중해 달라(고 해야 한다)”는 우회 방법도 내놨다.

이들 판사들은 “차 판사와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이 근소하게 다수”라며 “법원이 상고법원에 너무 올인하는 것 같다. 반대 의견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행정처에서 알아야 한다”는 등 법원행정처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도 제시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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