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의 한 소방서에서 지급된 저녁 식사.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 제공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이 한 소방관의 저녁 식사 메뉴를 공개하면서 소방서의 식당 운영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을 공개한 최인창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 단장은 1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7~8년 전부터 지적한 문제인데 여전히 관심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사업단 측은 지난 9일 페이스북에 “24시간 365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모 소방서의 저녁식사”라며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밥과 국, 4가지 반찬이 식판에 담긴 모습이다. 떡볶이, 어묵, 나물 등으로 구성된 식단은 체력 소모가 큰 소방관의 허기를 채우기에는 부족해 보였다.

119소방안전복지사업단 제공

최 단장에 따르면 해당 사진은 사진을 올리기 하루 전날 촬영됐다. 그는 “사진을 보낸 소방관이 최근 3일간 나온 저녁 메뉴 사진을 보여주며 ‘이렇게 (식사가) 나온 지 꽤 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른 날 메뉴 역시 고기 반찬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나물과 멸치볶음, 콩나물 무침 등의 밑반찬이 대부분이었다.

현재 대다수 소방서는 시·도에서 지원하는 보조금과 자체 예산으로 구내 식당을 운영한다. 최 단장은 “시·도마다 지원하는 예산이 달라 식사의 질이 제각각”이라며 “보통 소방관들 월급에 포함된 식대를 각출해 밥을 해주는 계약 직원을 고용하는데, 자격증을 가진 전문 영양사가 아니다보니 영양 균형이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직원의 사정에 따라 식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고, 고령층이 많은 시골에선 밥 해줄 직원을 구하기조차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소방서보다 단위가 작은 119안전센터는 사정이 더 열악하다. 근무자 수가 적다보니 식당을 운영할 수 없어 음식을 사 먹어야 한다. 최 단장은 “일반 공무원은 월마다 13만원의 식대를 받는다. 하루 치로 계산하면 4200원 꼴”이라며 “3교대 소방관들은 보통 두 끼를 먹어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적은 금액”이라고 말했다.

최 단장이 꼽은 ‘모범 사례’는 광주광역시였다. 광주소방본부는 시에서 나온 보조금을 통합운영해 일선 소방서에서 모두 같은 메뉴가 나오도록 식단을 짠다. 최 단장은 “소방관 개인이 윗선에 이런 문제제기를 하기는 어렵다”며 ‘밥심으로 일한다’는 말도 있는데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관들을 제대로 먹이는 시스템이 정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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