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재 국회정보위원장은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의 석탄수출 전면금지가 UN이 작년 8월에 결의한 대북제재 2371호로 UN의 가장 강력한 대북제재로 평가받고 있는만큼 정부의 부적절한 대응은 우리 경제를 파탄으로 몰고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정부가 UN 대북제제 결의안을 엄중히 이행코자 했다면 당연히 작년 10월에 북한 석탄이 반입된다는 첩보를 받은 이후 입항하는 선박에 대해 강력하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면서 “그랬다면 총 7건 중 10월 이후 반입된 4건은 사전에 입항이나 석탄의 하역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앞서 관세청은 이날 총 9건의 북한 석탄 등 수입사건을 수사해 7건의 범죄사실을 확인하고, 수입업자 등 3명 및 관련법인 3개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전날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를 열고 북한 석탄 반입과 관련해 ‘정부 차원의 조사가 완료되는 대로 관련법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이 정보위원장은 “정부는 작년 10월에 북한 석탄의 국내 반입 동향을 인지했지만 열 달이 지난 어제서야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내놓고 오늘 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이라며 “지난달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이 문제를 보도하지 않았다면 과연 문재인 정부가 이 사건을 공개리에 수사하고 발표했을지 조차 의문”이라고 질타했다.

이 정보위원장은 또 “지금은 국제사회가 북핵 폐기를 위해 공조하는 대북제재 국면인만큼 제재 품목인 북한 석탄 수입은 바로 국가안보 문제인 것”이라며 “특히 우리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이행과 감시를 모범적으로 주도해야 하는 나라”라고 역설했다.

문제는 정부가 작년 10월미국 정보부로부터 관련 첩보를 입수해 청와대 국가안보실, 외교부, 관세청 등으로 통보했다고 하면서도 그 이후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정보위원장은 “도대체 우리 정부에 대북제재 컨트롤 타워가 있기나 한 것이냐”고 따졌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이 엄청난 사건을 열 달이 넘도록 덮어두는 동안 북한 석탄을 운반한 것으로 의심된 선박 9척이 국내 항구를 최소 52차례 드나들었다는 것이다.

이 정보위원장은 “정부 관계자들은 외교관계 등을 고려해 ‘합리적 근거’가 있어야 선박 억류 등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딱히 취할 만한 조치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대북제재 2371호가 아니더라도 우리 정부는 5・24 대북조치를 통해 이미 북한 물품의 반입을 금지하고 있었다”고 정부를 압박했다.

이 정보위원장은 이어 “작년 10월 이전에 반입된 북한 석탄을 비롯한 물품 역시 정부가 5・24 조치를 반드시 지키려는 의지만 있었다면 허술하게 국내로 반입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부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남북・북미 정상회담 등을 고려해 이 사건을 은폐하거나 최대한 시간을 벌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추궁했다.

이 정보위원장은 마지막으로 “정부의 발표를 보면, 이번 사건의 모든 책임과 잘못을 수입 업체의 일탈 정도로 축소하고 싶어 하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며 “이번 북한 석탄 반입 사건은 개인 사업자의 일탈로 적당히 무마해서는 절대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향후 검찰은 석탄 수입 업체와 기업, 은행뿐만 아니라 청와대, 외교부, 국정원, 관세청 등 북한 석탄 반입에 책임이 있는 정부기관에 대해서도 엄정히 조사해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검찰이 그 역할을 못한다면 특검을 통해서라도 명백히 밝혀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 정보위원장도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어 야권의 공조가 어느 정도 수준에서 이루어질 것인지도 이번 북한 석탄 반입 문제의 해법을 찾는 과정에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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