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10대라는 말이 있습니다. 물불 가리지 않고 거침없이 행동하는 몇몇 청소년 때문인데요. 그래서인지 학생 간의 폭력 사건을 보면 말리지 말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선한 마음으로 도왔다가 되레 흉한 일을 당한 사례도 기사로 접하기도 하니깐요. 하지만 여전히 많은 어른들이 학교 폭력을 보면 내 일인 양 나서 도와주지요. 오늘의 이야기는 거리에서 선배들에게 맞던 한 학생을 도와준 한 아저씨가 2년 뒤 받은 훈훈한 문자 메시지에 관한 것입니다.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을 이용하는 한 회원은 27일 학교 폭력 목격한 뒤 오랜 시간이 흘러 생긴 일을 공유했습니다. 그는 2년 전 같은 커뮤니티에 자신이 대전의 한 골목에서 여러 명으로부터 뺨을 맞는 학생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않고 폭력 행위를 말리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썼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당시 맞은 학생을 자신의 차에 태워서 경찰에 직접 인계하면서 “쫄지 마라. 괜찮다. 무슨 일이 생기면 아저씨한테 전화하라”고 휴대전화 번호를 가르쳐줬다고 합니다.

2년이 지난 최근 그는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와 받지 않고 “회의 중”이라고 문자를 남겼습니다. 답장을 보낸 이는 다름 아닌 그가 2년 전 구해준 학생이었습니다. 바로 전화를 걸어 긴 시간 통화를 했습니다. 도움을 받은 학생은 이제 어엿한 대학생이 됐다네요.

그는 “고맙다고 연락준 학생에게 많이 고마웠다”면서 “잊지 않고 연락해줘서, 그리고 잘 버티고 참아줘서(더 고마웠다)”라고 썼습니다. 그는 올해 말 입대를 앞둔 학생과 한번 보자는 약속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면서 학생과 나눈 메시지를 공개했습니다.



보배드림 회원은 2년 전 그가 처음 학생을 도와준 뒤 올린 글에서 자신을 “6개월 된 아이가 있는 남자”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던 것도 “아들 녀석을 키우는 입장”이기 때문이라고 했지요. 하지만 “오지랖을 떨어서 오히려 일을 크게 만든 것일지는 모르겠다”고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2년 뒤 학생에게 온 문자를 보니, 괜한 일을 하신 게 아닌 것이 확실하네요. 아주 착한 오지랖이었습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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