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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돌아가는 편의점의 아르바이트생은 여러 부류의 고객을 상대하게 됩니다. 자신을 존중해 주는 고마운 고객에서부터 하인 대하듯 하는 진상 고객까지 다양합니다. 이른바 진상 고객들은 온라인에서 그 행태가 공개돼 비난을 사기도 하는데요. 이번에는 자신들이 스스로 진상임을 밝히는 사연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 26일 온라인커뮤니티 네이트판에 ‘남편이 반말했다고 똑같이 반말한 편의점 알바생 너무 억울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습니다. 이 글은 삽시간에 각종 커뮤니티로 공유되면서 네티즌들의 분노를 샀는데요. 28일 오전 현재 이 글은 12회의 추천을 받은 반면 반대는 3419회에 이르고 있습니다. 댓글도 1300개가 넘게 달렸습니다. 물론 비난 일색입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글쓴이는 지난 일요일 남편과 함께 라면으로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편의점을 찾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비치된 라면 종류가 너무 적어 알바생에게 ‘반말’로 물었더니 다음과 같은 대답을 들었다며 ‘억울하다’고 했습니다.

게시글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남편과 알바생의 대화입니다.

남편 “야, 라면 이거 밖에 없냐?”

알바생 “어, 그거 밖에 없어.

남편 “너 뭐라고 했냐?”

알바생 “네가 먼저 반말했고, 점장이 손님이 반말하면 똑같이 하라고 했다.”

네이트판 캡처

남편은 화가 나서 점장을 찾았지만 다음날 나온다는 답변만 들었다네요. 부부는 분을 참지 못하겠다며 사과를 받을 생각이라고 했습니다. 만약 사과를 하지 않는다면 편의점이 위치한 지역과 상호를 공개할 예정이라고도 했습니다. 글쓴이가 사연을 올린지 이틀이 지났지만 후기는 올라오지 않고 있습니다.

한 네티즌은 글쓴이에게 “어느 편의점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는 “가까운 곳이면 알바생에게 잘했다고 칭찬 겸 진상 때문에 고생한다고 격려하러 가겠다”고 했는데요. 이 댓글은 1200명이 넘는 네티즌들의 지지를 얻어 ‘베플’에 선정됐습니다.

최근 알바 채용 정보를 전하는 알바몬이 알바생 73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알바생들이 고객들에게 가장 부탁하고 싶은 것은 ‘반말하지 않기’였습니다. 복수응답률 74.3%를 기록했는데요. 그만큼 반말하는 고객이 많다는 겁니다. 또 알바생들이 가장 감동하는 순간은 ‘고마워요’ ‘수고가 많아요’(54.6%)라는 말을 들을 때라고 합니다.

사람 마음은 다 비슷합니다. 반말이 부메랑이 돼 반말로 돌아온 건데요. 요즘 들어 ‘손님이 왕’이라는 말은 통하지 않습니다. ‘왕 대접 받을 만한 손님만 왕’이라는 거죠. 진상 고객에 대해 적극 대응하는 알바생이나 점주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창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은 ‘알바도 귀한 집 자식’이라는 문구가 떠오릅니다.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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