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직을 전후해서 엄마 곁을 왠만해선 떠나지 않는다.

지난주부터 아내가 복직했다. 인영이 치료가 한 달 남았지만 더 이상 남은 휴직이 없었다. 인영이는 아내가 복직한 첫날 휴가를 낸 아빠와 병원에 갔다 왔다. 아빠와 가니 장난감이 생겨 좋다고 했지만 '아빠육아' 첫날 바로 감기에 걸렸다.

장인어른이 육아를 도와주신다 해도 매일같이 있을 수 없는 일. 제사준비때문에 못오신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아내는 7시30분에 출근하고, 두 아이의 아침은 아빠 몫이었다. 원래는 인영이를 유치원에 맡기고 출근해야 했지만 다행히(?) 윤영이가 눈병이 걸려 학교를 못 갔다. 유치원 말고 언니랑 있고 싶다며 우는 인영이를 언니에게 맡기고 출근했다.
우리 가족 모두 함께 하늘을 날고 싶다는 인영이 소원.

11살, 6살 두 아이만 놔둔 채 일하는 내내 아내나 나나 마음이 편치 않았다. 점심약속을 취소하고 집에와서 애들 밥을 챙겨줬다. 언니 눈병때문에 두 아이는 오후에는 자체 격리(?)돼 있었다. 저녁 칼퇴근한 아내가 카톡을 보냈다. 집에 오니 과자봉지는 뒹굴고 있고 충혈된 눈의 윤영이와 꾀죄죄한 인영이가 현관으로 달려 나왔을 때 고아원에 온 느낌이었다고.

두 딸은 오자마자 엄마에게 땡깡을 부렸다. 도대체 돈을 얼마나 많이 벌길래 회사에 나가냐고. (둘에게 가장 큰 돈인)100만원 필요 없으니 당장 나가지 말라고 했다. 자기 전 인영이가 읽어달라고 갖고 온 책 제목은 ‘엄마는 회사에서 내 생각해?’였다. 인영이는 오늘 하루 종일 엄마 생각을 했다고 했다(윤영이 확인결과, 핸드폰 생각을 더 많이 했다고 하지만).

내가 인영이 나이 즈음, 어머니는 신발을 팔러 다니셨다. 집에 있으라고 해도 무작정 엄마를 따라 나섰다. 시장 한 켠에서 좌판을 펴 놓고 있는 엄마 옆이 따뜻한 아랫목보다 좋았다. 제대로 앉아있을 데도 없었지만 그냥 엄마 옆에 있어서 행복했다.
‘나는 아빠다’ 책을 내기로 한 출판사 사장님은 책 제목이 좋았다고 했다. 이 제목에는 노력하지만 절대로 엄마의 경지에 오를 수 없는 아빠의 한계가 드러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갈수록 혼자 벌어서는 아이들 학원조차 제대로 보내기 힘들어지는 세상이 되고있다. 지난해 말 정부는 올해가 국민소득 3만달러 원년이 될 것이라고 홍보했다. 하지만 대부분 아빠혼자 벌었던 1만달러 시대보다 삶의 질은 나이진거같지않다. 맞벌이부부는 늘 아이들에게 죄인이 된 기분이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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