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폐합 위기의 ‘충주 야동초’, 교회와 마을이 살렸다

은혜교회, 주민들과 쇠불리교육협동조합 만들고 마을학교 개교, 야동리의 핫 플레이스로 등극

쇠불리마을학교를 찾은 야동초 학생들이 지난 4일 손을 흔들며 웃고 있다.

“목사님 안녕하세요. 저희 수업 끝났어요. 오늘은 동요 배우는 날이죠?”

지난 4일 오후 충주 은혜교회(김태웅 목사) 마당에 어린 아이들의 밝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들은 교회와 맞닿아 있는 야동초등학교 학생들로 수업을 마치면 어김없이 교회 마당을 밟는다. 은혜교회가 운영하는 ‘쇠불리 마을학교’에 오기 위해서다. 마을학교는 교회와 주민들이 의기투합해 지난해 11월 창립한 쇠불리교육협동조합의 첫 번째 결실이다. 이곳은 어느새 어린이들의 핫 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충주 야동초등학교 전경.

‘쇠불리’는 교회가 위치한 ‘야동리’(冶洞里)의 순우리말이다. 교육협동조합과 마을학교의 이름이 모두 쇠불리인 건 아이들의 교육에 마을 전체가 나섰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야동초는 ‘야한 동영상’을 의미하는 ‘야동’을 연상케 하면서 뜻하지 않은 유명세를 탔다. 과거 솥을 만드는 풀무가 있던 이 지역은 1914년 주변 마을이 통폐합되면서 대장간을 뜻하는 야동리가 됐다. 이 같은 유명세완 달리 지난해 학교는 통폐합 위기에 놓인 일이 있었다.

“전교생이 18명이에요. 올해 3명이 졸업하면 그마저도 15명이 되네요. 실제 지난해엔 학부모 투표를 통해 학교 통폐합이 결정되기도 했습니다. 저도 학부모인데 줄곧 통폐합을 반대했습니다. 대세는 통폐합이었습니다. 하지만 막판에 학부모들이 교육청의 무성의함에 실망하면서 존치로 돌아섰습니다. 극적으로 살아 남은 것이죠. 이왕 살아남은 학교, 교회와 마을이 함께 더욱 좋은 학교로 만들자는 뜻을 모았습니다.” 김태웅 목사는 “학교는 마을의 심장과도 같다”는 말을 덧붙였다.

쇠불리마을학교는 마을에 생명을 불어넣는 야동초를 살리기 위해 마련한 안전장치다. “한번 보세요. 얼마나 아름다운 학교에요. 저기서 마음껏 뛰며 공부하는 학생들을 교회가 돕고 마을이 길러야죠. 쇠불리마을학교는 도시의 학원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영어와 논술을 비롯해 동요와 공예, 요리, 악기 등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런 교육과정이 없었다면 아이들은 학교에서 배우는 것 외에 다른 것을 접할 기회가 없다. 그런 면에서 교회는 야동초 학생들에겐 놀이터이자 학원이다. 일단 교회에 오면 늦은 시간까지 집에 가질 않는다. 아이들은 쇠불리마을학교 수업이 진행되는 교회 교육관에서 숙제도 하고 저녁밥까지 먹는 경우가 다반사다.

“학교를 살리기 위해 마을과 교회가 나서야 한단 걸 쇠불리마을학교를 통해 더욱 절실하게 깨닫고 있어요. 학교를 살리는 게 마을을 살리는 길이고 그래야 전도할 주민도 있는 거 아니겠어요. 야동초 학생들이 더욱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회가 힘껏 도울 겁니다.” 김 목사는 모두가 성공하는 길이 학교를 살리고 발전시키는 데 있다며 두 손을 불끈 쥐어 보였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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