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잉글랜드와 스페인 UEFA 내셔널 리그 경기. 호드리고 모레노가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AP뉴시스

호드리고 모레노(27)가 신임 감독 루이스 엔리케에게 눈도장을 단단히 찍었다.

스페인이 9일 새벽(한국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A리그 4조 경기에서 잉글랜드를 2대 1로 꺾었다. 호드리고는 팀의 동점골을 도운데 이어 결승골까지 기록하며 엔리케 감독에게 데뷔전 승리를 선물했다.

호드리고는 지난 시즌 소속팀 발렌시아에서 프리메라리가 37경기 16골을 기록하며 선수 인생의 전성기를 누렸다. 이후 생애 첫 월드컵까지 승선하며 스페인 대표팀의 특급 골잡이로 떠올랐다. 대표팀 동료 디에고 코스타와 마찬가지로 브라질 출신이다.

호드리고의 활약으로 스페인 대표팀의 최전방 스트라이커 경쟁이 더욱 뜨거워졌다. 이번 경기에선 엔리케 감독의 스리톱 포메이션에 따라 이아고 아스파스와 호드리고, 이스코가 선발로 나섰다. 이번 A매치에서 코스타는 개인사정을 이유로 불참했고, 알바로 모라타는 지난 시즌 첼시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끝에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이후로 스페인 대표팀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코스타와 모라타, 아스파스와 호드리고가 전통 스트라이커 공격수 자리인 ‘9번’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재미있게도 네 선수의 모두 최근 활약상이 비슷하다. 그런만큼 모두가 자신이 선발로 나갈 자질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엔리케 감독으로선 행복한 고민이다. 네 명의 공격수들이 각자 다른 플레이 성향과 개성을 보이는 만큼 자신의 전술적 선택에 따라 매번 다양한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스페인 대표팀의 지난 3번의 국제 대회에서 ‘9번’을 단 선수들은 모두 바뀌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선 코스타가 달았고 유로 2016에선 모라타가, 가장 최근 대회인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선 호드리고가 9번으로 출전했다. 일반적으로 선수들에게 주어진 등번호는 대표팀에서 떠나지 않는 이상 고정적으로 가는 것이 보통이다. 한 등번호가 매번 바뀌는 것은 네 명의 선수들이 승선과 탈락을 반복하며 최전방 공격수 자리를 둔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에 대한 방증이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이전엔 페르난도 토레스가 ‘유로2008’부터 9번을 달고 활약했다.

훌렌 로페테기 전 감독 역시 이와 같은 고민에 직면했었으나 그의 최종 선택은 코스타였다. 코스타는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포르투갈을 상대로 멀티골을 터뜨리고 이후 이란전에서도 득점하며 로페테기 전 감독의 신뢰에 보답했다.

분명한 것은 4명 모두 소속팀에서 절대적 입지를 갖고 있는 뛰어난 자원이라는 것이다. 누구를 투입해도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다. 엔리케 감독은 페르난도 이에로 감독의 뒤를 이어 스페인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자신만의 철학을 녹여내고 있다. 그의 다음 선택은 과연 누가 될지 지켜보는 재미가 생겼다.

송태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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