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투구를 하게 한 타자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한화 이글스 이용규다. 이용규는 KIA 타이거즈 시절이던 2010년 8월 29일 광주 무등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박준수를 상대로 20구 대결을 펼친 바 있다. 최종 결과는 우익수 뜬공 아웃이었다. 이때 ‘용규 놀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메이저리그에선 지난 4월 신기록이 작성됐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1루수 브랜든 벨트는 LA 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 1회초 무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에인절스 선발 하이메 바리아와 승부를 펼쳤고, 무려 공 21개를 던지게 했다. 메이저리그 한 타석 최다 투구 신기록이었다.결과는 이용규와 마찬가지로 우익수 플라이 아웃이었다.

종전 기록은 1998년 6월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리키 쿠티에레스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뛰던 바톨로 콜론과 승부 때 만든 20구 승부였다.

넥센 히어로즈 지난달 초 퇴출된 마이클 초이스를 대신해 영입된 제리 샌즈(31)가 9일 색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넥센은 9일 KT 위즈와의 홈 경기에서 6-4로 승리했다. 넥센은 4연패 늪에서 탈출, 63승 61패를 마크하며 4위 자리를 지켰다.

샌즈는 지난 5일 SK전에 이어 4경기 만에 선발 출전했다.

6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한 샌즈는 2회 1,3루 상황에서 라이언 피어밴드의 초구를 때려 3루 강습 타구를 날렸다. 황재균이 잡지 못하고 뒤로 빠트렸고 이 사이 1,3루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다. 공식 기록은 3루수 황재균의 실책이었다.

화제의 3회였다. 샌즈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에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7구째 2스트라이크 3볼을 만든 뒤 8구부터 12구까지 커트해 파울볼을 만들어냈다. 13구째 유격수 땅볼로 아웃됐다. 샌즈의 끈질긴 승부가 빛났다. ‘용규 놀이’ 못지 않은 ‘샌즈 놀이’였다.

토종 타자 위주로 돌아가고 있는 넥센에서 샌즈가 제 몫을 한다면 4위를 넘어 좀더 순위를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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