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수복을 입은 아버지(오른쪽)와 절을 올려 존경을 표하는 아들. 이하 페이스북 'Arom Khunmoung'

소년은 죄수복을 입고 선 아버지를 부둥켜안았습니다. “부끄럽지 않아요.” 자신의 모습이 창피하지 않느냐는 아버지의 질문에 소년이 한 대답이었습니다. 이들은 최근 태국의 라용 중앙교도소에서 만났습니다. 아버지는 복역 중이었고, 소년은 교도소를 견학하고 있었습니다.

태국의 한 견학 업체에서 근무하는 아롬 쿤멍씨는 지난 3일 페이스북에 사진 3장을 올렸습니다. 아들과 아버지가 포옹하고 있는 사진이었습니다. 쿤멍씨가 속한 업체는 학교와 기업을 대상으로 현장 견학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공개한 사진도 한 학교 학생들과 ‘도덕 캠프’를 진행하던 중 촬영한 것이었습니다.

도덕 캠프는 교도소를 견학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학생들은 쿤멍씨 인솔에 따라 교도소 내부를 둘러보며 재소자들의 생활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도덕성·자유 등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지요. 그런데 어떤 학생이 갑자기 멈춰 서서는 어느 한 곳을 멀거니 응시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쿤멍씨는 이 학생이 울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학생의 시선은 한 재소자에게 닿아있었습니다. 재소자도 소년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무슨 일인지 묻는 쿤멍씨에게 소년은 “선생님, 저분은 제 아버지예요. 너무 놀랐어요”라고 말했습니다. 학교 친구들과 교도소를 견학하던 중 그곳에서 복역하고 있는 아버지와 마주친 겁니다.

두 사람은 쿤멍씨가 교도소 측에 요청하고, 교도소 측이 이를 승낙한 끝에 잠시 대화를 나눴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정말 미안하고, 보고 싶었다. 이곳을 떠날 때는 좋은 사람이 돼 있을게”라며 눈물로 참회했습니다. 이어 “내가 교도소에 있는 걸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게 부끄럽지 않니?”라고 물었습니다. 소년은 “아뇨. 전혀요”라고 단호히 답했다고 합니다.

쿤멍씨와 현지 언론은 아버지가 어떤 범죄를 저질렀는지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쿤멍씨는 교도소 견학이 자유를 가진 이들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고 강조했습니다.

아버지의 눈물이 그의 모든 죄를 씻겨내진 못했을 겁니다. 그 눈물의 진실성도 확신할 수는 없지요. 그가 “좋은 사람이 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도 아직은 모릅니다. 그러나 이들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결말이 어떻게 될지는 오롯이 이들의 몫입니다. 아버지가 눈물로 한 약속을 꼭 지키길 기대합니다.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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