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경원(오른쪽)이 지난해 대표팀 시절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차두리 코치(왼쪽)의 지도를 받으며 남태희와 함께 훈련을 하고 있다. 뉴시스

권경원(26·톈진 취안젠)은 정말 잊혀진 것일까. 지난달 27일 신임 감독 파울로 벤투가 이끄는 A대표팀은 9월 평가전에 나설 24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예비 명단에 포함됐지만 수비수 경쟁에 밀려 아쉽게 최종 탈락한 권경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예견된 바였다. 선수단의 특색을 낱낱이 파악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터라 지난 월드컵에 출전한 선수들을 대거 활용하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었다. 권경원 입장에선 지난 러시아 월드컵 탈락이 선수 인생에서 두고두고 아쉬울 법만 하다. 당시 본선무대를 앞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평가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것이 결국 발목을 잡고 말았다. 더군다나 벤투 감독이 소집인원 24명 중 5명을 23세 이하 선수들로 선발해 추후 세대교체를 염두에 두고 있는지라 앞으로 그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권경원은 대표팀 수비의 중심으로 활약하고 있는 장현수와 상당히 비슷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중앙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다. 소속팀 톈진에서는 센터백으로 주로 출전하며 팀의 빌드업 전개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최근 리그에서의 활약도 준수하다.

벤투 감독은 지난 7일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선 4-2-3-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선수들의 포지션 변경 없이 그동안 가장 많이 겪으며 익숙했던 시스템으로 나섰다. 후반 들어 기성용의 교체와 함께 장현수가 그의 자리로 올라와 대체했던 것이 유일한 포지션 변화였다. 벤투 감독은 이용과 홍철 두명의 풀백들을 굉장히 공격적으로 활용했다. 측면 윙백의 오버래핑을 적극적으로 지시했는데, 측면 미드필더가 가운데로 공간을 좁히면 이용과 홍철이 높게 라인을 끌어올려 공격에 가담하는 형태였다. 앞선 1차전 내용을 봤을 때 벤투 감독은 공격상황에서의 스피드와 세밀함을 매우 중요시하다. 이러한 벤투 감독의 전술 스타일 상 몸싸움보단 위치선정과 지능적인 플레이를 주로 하는 권경원도 또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센터백 경쟁은 치열하다. 이미 확실히 입지를 굳힌 김영권과 장현수를 제외하더라도 정승현과 아시안게임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김민재, 지난 월드컵 일원이었던 오반석과 윤영선까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권경원이 중국무대의 활약을 바탕으로 다시 대표팀에 부름을 받을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벤투 감독은 이번 평가전을 시작으로 자신의 전술적 선택에 따라 입맛에 맞는 수비진 조합 찾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가올 11월 A매치가 더욱 재미있어지고 있다.

송태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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