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언론 인터뷰에서 “박근혜 세력에 갇히면 (보수의) 희망이 없다”고 하자 ‘태극기 부대’에 지지자가 많은 같은 당의 김진태 의원이 발끈했다.

김 의원은 10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김 원내대표가 태극기를 극우보수라는 취지로 말했다. 태극기 집회에 한 번도 나와보지 않은 분에게 훈수는 사양하겠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태극기 집회 멀리했는데 대선, 지방선거 그 모양이었나? 다음 총선까지 말아먹어야 직성이 풀리겠나”라고 노골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김 의원의 글은 이날 공개된 김 원내대표의 조선일보 인터뷰에 대한 반응이다. 김 원내대표는 “보수 진영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이 가장 적극적이지만 우리 당이 거기 갇히면 희망이 없다”며 “민주당이 집권하면서 좌편향은 정의당에 맡기고 자신들은 보수 영역까지 진출해 대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수 진영의 분열은 박 전 대통령 문제와 연결돼 있고, 지지자들이 한국당을 여전히 ‘배신자’로 보고 있다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우리 당이 ‘태극기 보수’의 틀 안에 갇히면 우리 영역을 여당에 줘버리는 꼴”이라면서 “보수 전체가 수구·냉전·반공·박근혜로 몰아가는 ‘극우 보수 프레임’에 갇혀 있다. 거기 갇히면 우리는 만년 야당으로 간다”고 덧붙였다.

김 원내대표의 발언은 ‘김병준 혁신 비대위’ 체제에서 향후 보수 노선을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것임을 시사한 대목이기도 하다. ‘태극기 부대’와의 선 긋기를 통해 박 전 대통령 탄핵 국면 이래 계속된 당 이미지를 바꾸려는 지도부와 ‘박근혜 세력’을 대변하는 진영 간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6·13 지방선거에서 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던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김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김 전 지사는 페이스북에 “수구·냉전·반공 소리 듣지 않으려고, 김병준 비대위원장 모셔놓고, 청와대 가서 오색비빔밥 먹으며, 여야정 상설 협의체 협의하면서, 박근혜·이명박 석방 요구 한 마디 하지 않는 게 야당 맞느냐”고 힐난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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