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섭
누네안과병원 망막센터 원장

황반변성은 녹내장, 당뇨망막병증과 더불어 대표적인 노인성 실명 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에는 스마트폰, 컴퓨터 등 과도한 전자기기 사용으로 젊은 층 환자도 크게 늘고 있는 망막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3년 9만9305명에서 2017년 16만4818명으로 4년 사이 약 66%나 증가했다. 매년 환자수가 약 16%씩 증가하는 셈이다. 그 사이 10~20대 황반변성 환자 수는 38.6%나 증가했다.

퇴행성 망막질환인 황반변성의 발병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노화와 연관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이와 더불어 흡연, 음주, 스트레스 등 안압의 상승을 일으키는 요인과 고혈압 등 혈액순환을 담당하는 심혈관계 질환도 원인으로 보고 있다. 평소 혈관 계통 관리에 주의가 필요한 이유다.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자칫 혈압이 상승하게 되면 망막 내 혈관이 손상되기 쉽고, 그로 인해 시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도 있다.

황반변성에 도움이 되는 비아그라?
최근 들어 부쩍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가 항반변성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다. 바로 미국 컬럼비아 대학 연구팀의 보고다.

이들은 황반변성(AMD) 환자 5명에게 매일 비아그라를 2정씩 복용하도록 하고 2년 동안 지켜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한 명은 시력이 뚜렷이 개선됐고 나머지 4명도 황반부 변성이 억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보고했다.

혈관 확장 효과가 있는 비아그라의 실데나필 성분이 망막 앞 쪽에 있는 맥락막(choroid)으로 가는 혈류를 개선시켜 황반변성 치료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비아그라가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빠르게 하기 때문에 맥락막으로 가는 혈류를 개선하고 황반에 변형이 일어나는 것을 막아준다는 것이다.

비아그라 복용 전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이들의 주장대로 비아그라가 정말 황반변성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 비아그라와 황반변성의 관계에 대해 통계적으로 명확한 결론이 나와 있는 것은 아니므로 좀더 두고봐야 알 수 있을 거라는 것이다.

비슷한 예로 비아그라와 고산병 연구결과를 꼽을 수 있다. 고산병은 낮은 지대에 있던 사람이 해발고도 3000m 이상의 고지대로 갑자기 이동했을 때 나타나는 급성반응으로 폐동맥의 혈압이 상승해 호흡곤란 등을 초래하는 증상이다.

이 때 등산 전 미리 비아그라를 복용할 경우 비아그라 성분이 수축된 폐 혈관을 이완시키고 심폐기능을 향상시켜 고산병을 막아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는 실제 폐 고혈압 환자들에게 사용되는 레바티오라는 약과 같은 작용을 한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비아그라가 고산병 치료 및 예방에 효과가 없다는 연구결과도 여럿 나와 있어 이 역시 명확하게 결론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자칫 잘못 복용할 경우 병을 더 악화시키고 심근경색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복용 시 반드시 사전에 전문의와 상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황반변성, 식이요법과 생활습관 개선이 효과적

황반변성을 포함한 완치가 어려운 질환은 구전되는 잘못된 의학 상식에 치료효과를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러한 잘못된 정보로 인해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치료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는 것은 좋으나 안과 전문의와 상의 후 개인의 눈 상태에 맞는 치료법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일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 외에 추가적인 방법을 찾는다면 식이요법과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지아잔틴이 풍부한 루테인, 시금치, 브로콜리 등 녹색 채소와 혈관 건강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 함유된 오메가-3, 연어, 고등어 등을 섭취하는 것이 질환 진행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달리기, 수영, 자전거 등 유산소운동을 병행한다면 혈액 순환을 개선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평소 많이 웃는 연습을 하는 것도 좋다. 하루 3초 이상 박장대소 하는 것 만으로도 신경전달물질인 엔도르핀이 분출돼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혈압을 떨어뜨려 혈액순환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기대된다. 정리=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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