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는 1998년부터 외국인 선수 제도를 도입했다. 처음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를 시행해 외국인 선수들이 트라이아웃과 드래프트를 거친 후 순위에 따라 지명했다.

그러나 이 규정은 1999년을 끝으로 사라지고 자유계약제로 바뀌었다. 도입 당시 규정은 2명 보유, 2명 출전이었고, 2014년 시즌부터 3명 보유, 2명 출전으로 확대됐다. 신생팀이 1군에 참가하는 경우에는 2년 동안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가 1명 더 늘어난다. 3명 모두를 투수나 타자로 보유할 수 없으며 한 시즌 팀당 교체 한도는 2번으로 제한되어 있다.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선은 1998년 제도 도입 당시부터 2013년까지 메이저리그 베이스볼 최저 연봉인 30만 달러로 변동이 없었다. 2013년 기준 메이저리그 최저연봉도 48만 달러로 인상됐음에도 말이다. 그러나 30만 달러로 절대 영입할 수 없는 선수들조차 언론 발표는 항상 30만 달러였다. 현실성이 없다는 여론이 많았다. 실제로는 적게는 50만 달러에서 많게는 100만 달러 이상을 뒷돈으로 지출하는 다반사였다.결국 2014년 시즌부터 연봉 상한선이 폐지되었다.

초창기에 외국인 선수는 미국 마이너리그 리그 위주로 선별한다. 그러나 점점 눈이 높아지며 지난해 기준으로 메이저리그 하위권 수준으로까지 올라갔다. 돈만 있으면 충분히 실력있는 선수를 불러올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KBO는 11일 신규 외국인 선수의 계약 금액을 연봉(옵션 포함)과 계약금, 이적료를 포함해 총액 100만 달러로 제한하겠다고 발표했다. 외인선수 제도의 고비용 계약 구조를 개선하고 공정한 경쟁 유도를 위해서라고 이유를 달았다. 규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 강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엄포도 포함시켰다.

우선 공정하지 못하다. 올해 최고 연봉인 25억원을 받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는 4년 FA 계약에 150억원을 받기로 했다.LG 트윈스 김현수도 4년 115억원에 계약했다. 이들은 금액 만큼의 실력을 보이고 있으니 이해가 된다. 그러나 실력이 조금 떨어지는 선수들도 100억원에 가까운 돈을 받고 팀을 이적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외국인 선수들의 몸값만 제한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 국내 선수들의 몸값 거품을 빼는 게 우선이다. 외국인 선수들과의 공정한 경쟁 구도를 형성하는 게 필요하다.

다음은 현실성이다.과거 연봉 상한 제도를 무너뜨린게 누구인가. 이를 지키지 않은 것은 성적에 눈먼 구단이었고, 방치한 것은 KBO였다.또 다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겨둔채 먹지 말라고 한다면 무엇이 되겠는가. 설혹 이 상한선이 지켜진다고 하자. 그럼 실력 있는 외국인 선수들이 KBO리그에서 뛰겠는가.

또한 KBO와 각 구단들이 지금 이 시점에서 외국인 선수 연봉 제한 카드를 꺼낸 이유가 궁금하다. 병역 기피 논란으로 비난의 화살을 받고 있는 야구계가 이를 덮기 위한 술수로 꺼낸 것은 아닌 건지 의심스럽다.

한국프로야구가 발전하려면 리그의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국내외에서 우수한 선수들이 공급돼야 한다. 이를 차단하다보면 리그의 경쟁력이 떨어진다. 자연히 관중들은 수준높은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그러면 관중 없는 야구장에서 그들만의 리그로 치러지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지금 필요한 것은 외국인 선수 연봉 제한이 아니라, 국내 선수들의 거품 몸값을 빼고 외국인 선수 쿼터를 늘리는 게 필요하다. 선수협의 눈치만 보며 계속 이를 미룬다면 언젠가 부메랑이 되어 국내프로야구의 질적 저하로 이어질 것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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