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경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한국과 칠레 경기에서 손흥민이 땀을 닦고 있다. 뉴시스

손흥민에게 쉴 시간은 없다. 소속팀 토트넘으로 돌아갔을 때 루카스 모우라라는 막강한 경쟁자까지 떠오른 시기에 시즌 초 무리한 혹사로 자칫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손흥민은 12일 낮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영국으로 이동한다. A매치가 끝난 후 단 하루의 휴식도 취하지 못했다. 이후 13일 새벽 런던 현지에 도착해 회복 훈련을 위한 담금질에 돌입한다. 자연스레 그의 체력 관리가 염려되는 상황. 무엇보다 손흥민은 전 세계 각국을 오가며 상상을 초월하는 긴 이동 거리와 잦은 시차 문제에 시달려왔다. 다시 영국으로 돌아가게 되면 한국과 시차가 정반대인 상황에서 또다시 적응을 해야 한다.

손흥민은 11일 칠레와의 평가전까지 두 달도 안 되는 기간 동안 13번의 경기를 소화했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합류로 인해 개막전인 뉴캐슬과의 경기 이후 리그 일정을 소화하지 못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에 합류해 2~3일 간격으로 타이트하게 치러지는 일정 속에 아시안게임 조별예선 두 번째 상대인 말레이시아전을 제외한 전 경기에 출전했다. 9월 A매치에서도 팀의 주장이자 벤투호 구심점 역할을 맡고 있는 손흥민은 코스타리카와 칠레전 모두 선발로 나서며 팀의 무패를 이끌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A매치 휴식기를 끝낸 후 곧바로 15일부터 속개된다.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의 첫 경기는 15일 예정돼 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 대신 모우라를 선발 카드로 꺼내들 전망이다. 아시안게임과 A매치 일정으로 조금의 쉴 시간도 없었던 손흥민과 달리 모우라는 브라질의 9월 A매치 명단에 들지 못하며 충분한 휴식을 취했기 때문이다. 포체티노 감독이 장거리 이동 끝에 시차적응까지 하고 있는 손흥민을 무리하게 선발 출전시킬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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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우라는 지난 1월 파리생제르맹에서 토트넘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직후 6경기에 출전했지만 단 한골도 기록하지 못하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절치부심하고 4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3골을 몰아치고 있다. 손흥민의 공백을 틈타 막강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특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환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멀티골을 기록,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포체티노 감독 역시 시즌 초반 전 경기에서 모우라를 선발출전시키며 뜨거운 신뢰를 보내고 있다. 모우라 영입을 추천한 팀 내 스카우터까지 공개적으로 칭찬했을 정도다.

모우라는 “이 순간을 위해 정말 열심히 뛰었고 팀도 한 달 동안 최고의 경기들을 치렀다”면서 “정말 행복하다. 이 트로피를 받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나와 팀에게 정말 최고의 한달이었다”며 앞으로의 활약을 예고했다.

리그 일정 밖에 소화하지 않은 모우라는 체력적인 부분에선 손흥민을 훨씬 앞서고 있다. 하지만 손흥민은 병역면제가 걸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까지 따내며 더한 부담감도 이겨냈다. 체력적으로 지쳐있음에도 한국 대표팀의 주장완장과 함께 토트넘으로 향하는 그는 분명히 한층 더 강해져있다.

송태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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