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KBO 총재는 12일 병역 논란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국내 선수들의 FA 몸값에 대해 언급했다.

정 총재는 “FA 계약금이 너무 높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라면서도 “선수협의회와 (의견을) 주고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꼬리를 내렸다.

정 총재가 언급할 만큼 FA몸값 거품 논란이 문제가 된 것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보여준 경기력 때문이다.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야구 대표팀 선수 24명은 모두 프로선수들이다. 올해 연봉 합계는 130억원을 넘는다. 이 가운데 타자 13명의 연봉 합계는 83억5000만원이다.

지난달 26일 대만전에선 32타수6안타로 1할8푼8리를 기록했다. 홈런 1개에 삼진은 5개나 됐다. 30타수 5안타로 1할6푼7리를 기록한 대만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특히 실업 선수 17명, 프로선수 7명으로 구성된 대만팀이었다. 지난달 30일 슈퍼라운드 1차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42타수 14안타, 홈런 3개로 3할3푼3리를 기록했지만 삼진은 8개나 당했다. 전원 사회인리그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팀이었다. 지난 1일 일본과의 경우는 더욱 비참하다. 28타수 4안타 1할4푼3리였다. 홈런은 1개인데 비해 삼진은 10개나 당했다. 주요 3경기의 성적은 102타수 23안타다. 2할2푼5리가 한국 대표팀 타자들의 종합 성적이었다.

4년 FA 계약 기준이 100억원이 된지는 오래다. 올해 최고 연봉인 25억원을 받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는 4년 FA 계약에 150억원을 받기로 했다.LG 트윈스 김현수도 4년 115억원에 계약했다. 앞서 KIA 타이거즈 최형우도 100억원에 4년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들은 금액 만큼의 실력을 보이고 있으니 이해가 된다. 그러나 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선수들도 우선 100억원을 불러놓고 협상을 시작하기 일쑤다. FA계약을 앞둔 해에는 잘하다가도 계약을 맺은 뒤 드러눕는 선수가 상당하다. 구단으로서도 상당한 재정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당장 성적을 올려야 하기에 그리고 선수협의 눈치를 봐야 하기에 과감히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애꿏은 외국인 선수들만 피해를 보게된 형국이다. KBO가 11일 이사회를 열어 신규 외국인 선수의 계약 금액을 연봉(옵션 포함)과 계약금, 이적료를 포함해 총액 100만 달러로 제한하겠다고 발표했다. KBO와 각 구단들이 지금 이 시점에서 외국인 선수 연봉 제한 카드를 꺼낸 이유가 궁금하다. 병역 기피 논란으로 비난의 화살을 받고 있는 야구계가 이를 덮기 위한 술수로 꺼낸 것은 아닌 건지 의심스럽다.

가장 큰 문제인 국내 선수들의 FA 몸값 거품은 그대로 둔채 외국인 연봉에만 칼을 들이댄 것은 정정당당하지 못한 처사다. 정 총재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정 총재는 야구계 밖에서 온 인사다. 그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이를 방치한다면 정 총재는 역할을 다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