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화요일 스페인 엘체에서 펼쳐진 UEFA 네셔럴리그 스페인과 크로아티아와의 경기. 나초 페르난데스, 마르코 아센시오, 다니 카르바할(왼쪽부터)이 선발 출전했다. AP뉴시스

스페인 대표팀에서 FC바르셀로나 출신 선수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페르난도 이에로의 뒤를 이어 새로 지휘봉을 잡은 루이스 엔리케가 바르셀로나의 전 감독 출신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스페인은 12일 오전 3시 45분(한국시간) 엘체의 에스타디오 마누엘 마르티네즈 발레로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 리그A 2차전에서 화력을 폭발시키며 6대 0 완승을 거두었다. 이중 선발 출전한 선수 중에 바르셀로나 출신은 세르히오 부스케츠 단 한명 뿐이다. 주장 세르히오 라모스를 포함해 나초 페르난데스와 다니 카르바할, 마르코 아센시오와 이스코와 다니 세바요스 총 6명의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선발로 나섰다.

스페인이 최고 전성기를 구가하던 2010 남아공 월드컵 시절 독일을 상대했을 때 선발 명단 11명 중 7명이 바르셀로나 선수였던 것과 정반대다. 당시 안드레아스 이니에스타와 사비 에르난데스, 부스케츠로 구성된 환상의 미드필더 라인에 다비드 비야와 페드로 로드리게스, 카를레스 푸욜과 헤라르드 피케까지 전 포지션에 걸쳐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활약했다.

심지어 스페인이 남아공 대회에서 기록한 8골 모두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작품이었다. 당시 비야가 5골, 이니에스타가 2골, 푸욜이 1골씩 기록했다. 스페인이 메이저 대회 3연패를 이끌며 무적함대와 같은 행보를 보였던 것은 전적으로 바르셀로나의 공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8년이 지난 지금 사비와 이니에스타, 피케와 푸욜은 대표팀을 떠나갔으며 페드로는 더 이상 경쟁력을 잃고 말았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몇 년 동안 부동의 스페인 레프트백 주전으로 활약한 조르디 알바의 명단 제외는 다소 의외였지만, 대체자로 나선 호세 가야가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세르지 로베르토 역시 출중한 자원임엔 분명하지만 라이트백으로 나섰을 때 카르바할과의 주전경쟁에서 이겨내기는 힘들어 보인다.

엔리케 감독이 부임했을 당시 그가 바르셀로나 감독 출신이라 대표팀 통합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잇따랐다. 당시 엔리케 감독은 “난 안티 마드리드가 아니다. 스페인 축구를 더 잘 표현할 것”이라며 카탈루냐 독립 문제 등 바르셀로나와 관련한 어떤 질문에도 답을 하지 않았다. 그의 공언대로 지금의 스페인 대표팀은 일각의 우려와 정반대의 행보다.

주장 라모스가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 몸담겠다고 선언한데다 아센시오와 이스코의 비중이 점차 높아짐에 따라 스페인 대표팀에서 레알 선수들의 영향력은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송태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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