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이 늘고 있다. 그러나 이주민과 토착민 간의 갈등은 귀농·귀촌에 대한 환상을 깨트리고 있다. 지난해 경주 인근 농촌으로 이사한 가족도 최근 이웃 주민과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 갈등의 시작, 원인은 ‘조경’?

1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현직 경찰인 이웃으로부터 갑질을 당하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현직 경찰인 이웃이 ‘내가 조경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며 아버지에게 조경을 맡아주겠다고 제의했다가 거절당하자 온갖 ‘갑질’을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5월 집이 완공되고 입주만 남겨놓고 있던 때였다. 이웃집 주민 B씨가 아버지에게 ‘내가 개인 조경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며 ‘정원에 좋은 소나무 한 그루와 잔디를 깔면 멋질 것’이라고 강조하기에 집 뒤쪽 울타리 공사를 맡겼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B씨의 요구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몇 개월 뒤 비교적 저렴한 업체를 선정해 잔디를 깔았는데, B씨가 잔디를 보더니 ‘돈 많이 벌었겠네’라며 고성을 질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B씨는 “서울에서 이사를 와 아무것도 모른다기에 아는 조경업자를 소개시켜줬을 뿐, 내가 조경해주겠다고 제안한 적은 없다”며 “우리와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웃이 새로 온다기에 공사 당시 전기, 수도까지 빌려주면서 도와줬는데 뒤통수를 이렇게 친다”고 목소리 높였다.

◇ ‘오해’일까 ‘갑질’일까, 치열한 진실공방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문제는 그 이후에 더 심각해졌다. A씨는 “잔디를 심은 지 정확히 일주일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6월 1일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하는 날이었는데, B씨가 집에 무단침입까지 해 ‘왜 내게 동의를 구하지 않냐’며 목소리를 높였다”고 전했다.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한 뒤엔 ‘눈이 부셔 살 수가 없다’며 당장 다른 데로 옮기라고 수차례 욕설 섞인 윽박을 질렀다”고도 했다. 또 “한번은 복수한답시고 며칠 동안 정원등으로 우리 집을 비춘 탓에 제대로 잠도 자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확인해보니 오후 3~4시쯤 햇빛이 가장 강할 때, A씨 집 마당 구석에서 우리 집 쪽을 바라봐야 눈이 조금 부신 정도였다”며 “하도 난리를 치기에 피해 정도를 조사해 청구하면 배상해주겠다고 했지만 지금까지도 말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B씨는 “제가 백내장 수술을 하면서 눈에 다 초점 렌즈를 삽입해 눈부심이 심하다”며 “이 부분에 대해 털어놓으니 A씨 가족은 외려 ‘업자가 그렇게 지은 것을 어떻게 하냐’고 따졌다”고 반박했다. 또 “당시 A씨 아버지는 내게 ‘공무원 하나쯤은 우습지도 않다’며 ‘무릎을 꿇으라’고 강요도 했었다”고 주장했다.

정원등으로 A씨 집을 비췄다는 주장에 대해선 “직장을 마치고 야간에 작업하는 경우가 많다. 한번씩 잊어버리고 불을 끄지 않은 듯한데, 매일 켜놓진 않았다. CCTV를 돌려보면 알 것”이라고 부인했다.

당시 B씨는 A씨 가족으로부터 협박 및 폭행,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를 당했으나 모두 무혐의를 받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A씨는 또 “B씨가 6월 초부터 우리 집 대문 앞에다 바짝 주차를 해놓은 탓에 드나드는 것 자체가 힘들다”고 호소했다. 그는 “대문 앞 CCTV 영상에 따르면 B씨는 대문 앞에 주차한 뒤에도 몇 차례나 다시 나와 차를 더 바짝 대는 등 고의성이 다분해 보이는 행동을 했다”고 강조했다.

A씨 집과 B씨 집은 직각으로 마주보고 있다. B씨는 이에 대해 “A씨 집 앞이기도 하지만, 내 집 앞이기도 하다. 그런데 A씨는 이걸 문제 삼아 나를 교통방해죄로 고소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론 검찰에선 해당 사항이 없다는 처분을 내렸다. 그러자 A씨는 법원에 주차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하며 ‘법정에 세운다’는 등 협박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B씨가 자신의 강아지에게 A씨 집 앞에서 대변을 보게 하는 등의 보복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A씨는 “최근 대문 앞에 배설물이 많기에 확인해보니 B씨 강아지 것이었다”며 “B씨가 대문 근처에서 서성이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지난 7월부터 강아지 몇 마리를 분양 받아 키우고 있는데, 한번씩 목줄이 풀려 이틀 정도 A씨 집 앞에 배설하는 걸 본 적이 있다”며 “곧 바로 내가 치우긴 했지만 미안한 일”이라고 사과했다. 그러나 “배변 교육을 A씨 집에서 했다는 주장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고 일축했다.

경주 경찰서 청문감사실은 이에 대해 “양쪽 모두 오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추후 수사를 더 한 뒤, B씨가 조경업을 하고 있다는 게 밝혀진다면 겸직 금지 원칙에 따라 징계를 검토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 이주민VS토착민 갈등, 해결책은 어디에?


이주민과 토착민 사이의 갈등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7년 귀농·귀촌 장기(4년차) 추적조사’에 따르면 귀농·귀촌인의 29%가 ‘귀농·귀촌생활면에서 곤란한 점’으로 ‘마을 사람과의 인간관계’를 꼽았다. ‘배우자(자녀)가 지역, 농촌 생활에 어울리지 못함’ ‘마을의 관행’ 등 유사 항목을 꼽은 이도 33.5%나 된다.

전문가들은 귀농·귀촌이 지역 활력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이들의 정착과 이를 포용하기 위한 기존 주민과의 융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임주승 경북도 농업정책과장은 “지역 주민이든 귀농인이든 더불어 산다는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며 “미래의 농촌은 구성원들이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의 장점을 존중하는 동반자적 관계에서 상생하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환 청주대 사회학과 교수는 “서로의 문화적 차이를 존중해주고 포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지자체는 주민 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중재와 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형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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